디자인하우스 비즈니스 모델
팹리스의 설계 전과정 보조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고려할 때 반도체 제작 과정은 설계, 제조, 후공정으로 나뉜다. 팹리스는 SoC 설계 과정에서 파운드리 및 제3자가 전달하는 PDK(Process Design Kits, 파운드리가 팹리스에게 전달하는 기본적인 데이터파일), 반도체 IP, Library, EDA 툴을 이용해야 한다. 팹리스는 이 모든 분야를 이해하고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파운드리 서비스팀이 대응한다.
디자인하우스가 필요한 이유는 파운드리 디자인서비스팀의 고객 대응을 위한 Capa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SMC는 통상 글로벌 매출액 10위 이내 혹은 매출 1조원 이상의 팹리스 위주로 내부 조직과 직소통을 한다. 따라서 파운드리사가 인지도가 높은 메이저 팹리스의 수주를 받았다고 해서 디자인하우스의
실적이 올라가긴 어렵다. 팹리스 입장에서도 디자인하우스가 수취하는 마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파운드리와 직소통하는 것이 낫다.
따라서 디자인하우스의 영업방법은...
- 첫째 NRE(Non Recurring Engineering, 파운드리에서 웨이퍼를 할당받은 뒤 팹리스에게 마진을 남겨 청구)
- 둘째 턴키(SoC 개발 뿐만 아니라 조립 및 테스트까지 양산 과정을 진행 후 가격 청구)로 구성된다.
두 방식 모두 디자인하우스가 파운드리 및 패키징, 테스트 파트너사로부터 받아오는 가격을 얼마나 낮추는지가 중요하다.
선단공정으로 내려갈수록 팹리스의 규모가 크고 고객사 내부 엔지니어링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하우스 보다 파운드리와 직소통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디자인하우스는 선단공정(7나노 이하)의 비중이 레거시 공정 대비 더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선단공정의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의 역할을 대신할 역량이 된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사안들을 고려할 때 디자인하우스는 글로벌로 다양한 고객군을 영업해 계약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기반이 넓고 인력풀이 많을수록 더 경쟁력있는 비즈니스다. 따라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한국에 팹을 두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한국의 디자인하우스가 유리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디자인하우스는 파운드리의 손이 닿지 않는 팹리스를 섭외하는 것이 핵심이며 팹리스의 소재지는 한국 외 글로벌로 퍼져있기 때문이다.
또한 파운드리가 고객사에게 전달하는 PDK에는 파운드리의 공정별 민감한 정보가 담겨있다. 파운드리가 대형 팹리스와 직접 소통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디자인하우스를 거칠 경우에는 공정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파운드리사는 소수의 디자인하우스에게 파트너 자격을 부여하고 신뢰관계를 유지한다.
TSMC
- VCA : 영업활동 자유, DCA : TSMC 보조
삼성전자
- DSP : 영업활동 자유, VDP : 삼성전자 보조
TSMC는 이러한 파트너십을 VCA(Value Chain Aggregator), 삼성전자는 DSP(Design Solution Partner)로 정한다. VCA, DSP의 경우 검증된 사업자들이기 때문에 파운드리의 공정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사에게 영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이러한 영업 활동의 자유가 제약된 사업자를 TSMC 용어로 DCA (Design Center Alliance), 삼성전자는 VDP(Virtual Design Partner)로 칭한다. DCA와 VDP는 각 파운드리가 수주한 프로젝트의 백엔드 설계만 참여한다. DSP와 VCA는 각각 8개사만 존재한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생태계
5nm 이하 공정은 디자인하우스 설계 인력만 50~100명이 필요할 정도로 인력수 가 중요하다. 같은 인력을 두고 여러 디자인하우스가 경쟁해왔던 만큼 다수의 사업자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 DSP는 8개까지 줄어들었다(ADT, 가온칩스, 세미파이브, 알파홀딩스, 코아시아, 패러데이, 베리실리콘, Sondrel). 향후 업황에 따라 추가 인수 및 매각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GUC에 지분투자해 동반성장한 것처럼 삼성전자는 HCS(Harman Connected Service Inc, VDP)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HCS는 독자적으로 28나노 이하 ASIC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 인하우스 디자인하우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TSMC는 일부 지분만 GUC에 투자를 했다면, 삼성전자는 100% 보유한 채 HCS에 디자인 서비스를 맡기고 있다. HCS는 VDP이기 때문에 DSP 중에서도 지분투자가 발생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AI 온풍이 디자인하우스로 확산
빅테크 혹은 대형 팹리스의 온디바이스AI 칩개발이 디자인하우스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AP, CPU, GPU 등 프로세싱 관련 대형 회사는 파운드리사가 직접 대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적용이 모바일 기기에서 다른 기기까지 확산될수록 AI SoC 프로젝트는 증가하며 디자인하우스 실적이 증가할 것이다.
TSMC의 VCA인 Alchip 주가 상승률은 지난 5년간 약 50배 수준이었다. Alchip은 게임, AI, HPC 관련 ASIC 칩 개발 경험이 있으며 메이저 IP, OSAT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한 7nm 이하 선단공정까지 설계능력을 보유하여 다양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건들이 맞물리며 실적과 멀티플이 동반상승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DSP 중
1) 7nm 이하 선단공정에서 AI/HPC용 ASIC 반도체 설계 능력 보유,
2) 메인 OSAT(ASE, Amkor 급)와 협업,
3) 메인 IP(Arm, Synopsys, Cadence) 확보한 기업이 향후 Alchip만큼이나 고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고 판단한다. 아직까지 한국의 DSP는 인력 확보 및 기술 개발로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출처: 신한투자증권, 각사 자료, 언론 종합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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