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2020년 제약/바이오 업종은 4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볼 수 있다.
1)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사들의 호실적과 치료제/백신 개발 기대감이 지수 랠리를 촉발
2)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한 신약 및 플랫폼 개발사 들의 주가 강세,
3)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요 증가에 따른 다수/대규 모 수주 소식,
4) 미국에서의 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에 따른 셀트리온그룹 강세
가 랠리를 이어가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주가 랠리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지수는 코로나19 우려 부각에 따른 저점인 3월 19일 이후 현재까지 약 97%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했던 업종들 대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고평가 논란은 확산됐고, 이로 인해 고점을 기록했던 9월 중순 이후 상승세는 현재 다소 주춤하다.
하지만 현재의 지수 랠리는 2021년에 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상장 및 미국 시장 진출,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기대감 등 수급과 기대감으로 주가가 펀더멘탈을 크 게 앞서갔던 2017~2018년과 다르다. 현재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2021년은 펀더멘탈이 뒷받침된 상승세로 과거와 상이한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주목할 4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2020년 CMO 업체들의 수주 효과 본격화를 통한 실적 고성장과 수주 모멘텀 지속 예상
2) 2021년 셀트리온 그룹은 후속 바이오시밀러인 Remsima SC의 매출 본격화 기대
3) 앞서 기술이전을 달성한 기업들의 성과도 가시화될 전망
4) 마지막으로 견조한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견 제약사들의 리레이팅도 예상
2021년에는 단순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주가 상승이 아닌 펀더멘탈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의 선별적 수혜가 예상되며 이들을 중심으로 한 지수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1. CMO의 우호적 업황 지속
1) 2020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수주 수혜는 2021년 실적으로 가시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치료제/백신 개발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하지만 이를 생산하기 위한 글로벌 CAPA는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증설 또는 신공장 건설에 약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업체들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CMO 계약 체결을 활발히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약 4,400억원 규모의 GSK-Vir Biotechnology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위탁생산을 비롯해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최 근에는 녹십자까지 CEPI(전염병예방혁신연합)와 코로나19 백신 최대 5억도즈 CMO 계약까지 체결한 바 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CMO 업체들의 수혜가 단 순 한 기업이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2021년은 2020년 이러한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수주 효과가 실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 이후 실제 생산을 위한 과정까 지 6개월~1년 가량 소요된다는 점 감안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국내 CMO 업체들의 실적은 2021년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수요를 배제하더라도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승인 의약품 증가, 신규 바이오의약품 출시 증가도 CMO 업체들의 수혜로 지목된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에도 CMO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며 수주를 바탕으로 한 실적 고성장은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 항체 의약품, 백신에 이은 올리고핵산치료제 CMO 시장 개화에도 주목
항체 의약품, 백신 뿐만 아니라 올리고핵산치료제 CMO 시장의 개화에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올리고핵산치료제 CMO 시장은 블 록버스터급 치료제들의 승인/출시 기대감으로 CAPA 부족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 현재 올리고핵산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글로벌 생산 시장은 국내 에스티팜을 포함한 Top3 업체인 Nitto Denko Avecia와 Agilent가 과점하고 있다.
CAPA 기준으로는 Nitto Denko Avecia가 1.4톤, Agilent가 1.0톤, 에스티팜이 0.8톤 순이다. 기존의 올리고핵산치료제들은 시장성과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희귀질환을 중심으로 승인을 획득한 만큼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수요가 크지 않았고, 수요가 높은 만성질환 대상 신약들의 경우 대다수가 임상 초기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CAPA로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1년 노바티스의 Inclisiran(이상지질혈증 신약)을 시작으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시장 고성장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임상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들의 후기 단계 진입에 따른 올리고 수요 증가도 기대됨에 따라 글로벌 CAPA 부족 현상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2020년 두 차례의 증설 공시와 더 불어 다수의 상업화 예정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1년에도 에스티팜을 포함한 글로벌 상위 올리고 생산 업체들의 증설 트렌드는 이어질 전망으로 향후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 성장과 함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업체들의 실적 고성장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2. 셀트리온그룹의 Next card, Remsima SC
1) 매출 본격화가 기대되는 2021년에 주목
지난 2월 유럽 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그룹의 Remsima SC는 출시 당시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 성과를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기준 Remsima SC의 상반기 매출액은 164억원으로 출시 초기 시장의 기대치가 2020년 매출액 기준 약 2~3 천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Remsima SC 매출 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판단한다.
1) 유럽 승인 당시 허가 적응증이 Infliximab(Remsima SC의 성분명) 전체 매출의 30~40%에 불과 한 류마티스관절염을 대상으로만 허가가 이뤄졌으며,
2) 출시 국가 수가 독일(2 월), 영국(3월), 네덜란드(4월) 이후 정체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7월 전 적응증을 대상으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획득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2021년 출시 국가 수 확대를 바탕으로 한 매출 본격화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2) 기존 의약품 순항 중. 미국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한 레버리지 효과 긍정적
비록 Remsima SC의 현재까지의 매출은 아쉬우나, 기존 의약품들(Remsima IV, Truxima, Herzuma)의 매출은 순항 중이다. 특히 2019년 말 미국 시장에 출시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Truxima는 출시 초기부터 기대 이상의 점유율 상승세를 기록하며 9월 처방 수량 기준 점유율 20%대를 달성했다.
이는 앞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Inflectra(Remsima IV의 미국 브랜 드명)의 성과를 감안한다면 고무적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Truxima 판매 호조는 매출 성장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미국 매 출 비중의 확대를 의미하는 만큼 이익 레버리지 효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3. 기술이전의 성과가 가시화될 시점
2020년은 과거 한미약품이 다수의 기술이전을 체결했던 2015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다수의, 대규모 기술이전을 체결했던 해였다.
대표적으로 알테오젠이 글로벌 10대 제약사에 SC 제형 변형 플랫폼 ‘Hybrozyme’ 관련 최대 4.7조원 규모 기술이전을 체결한 바 있으며, ADC(항체-약물 복합체) 업체인 레고켐바이오는 3건, 총액 1.2조원의 플랫폼 및 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1년은 앞선 기술이전을 체결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될 시점으로 판단한다. 대규모 플랫폼 기술이전을 체결한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파트너사의 임상 단계 진입은 대규모 마일스톤 유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플랫폼 기술이 전 계약 구조 특성 상 초기 계약금이 적고 임상 후기 단계로 진행됨에 따라 수령 가능한 마일스톤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기술이전이 이뤄진 파이 프라인들의 후기 임상 단계 진입, 최종 승인 획득을 통한 마일스톤 수취도 기대 된다. 기술이전이 단순한 이벤트 또는 주가 모멘텀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인정 받는 해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들에서의 임상 데이터 공개를 통한 해당 파이프라인 및 기업 가치 재부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신약 또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의 가치와 동일시되는 ‘파이프라인 가치’는 임상 단계에 따른 상업화 가능성(확률)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경우 임상 데이터에서의 성과는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질 전망이다.
4. 중견 제약사들의 견조한 실적에도 주목할 필요
중견 제약사들의 견조한 실적도 2021년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병원 내원자 수 감소 여파로 국내 제약사들의 상반기 전문의약품(ETC) 매출은 다소 주춤했다. 2021년에는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한 제약사들의 매출 고성장 이 기대된다. 특히 전문의약품 시장 내 경쟁력 높은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과 전문의약품 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에서의 매출 성장도 기대되는 제약사들을 중 심으로 실적 모멘텀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5. 주목할 기업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체결한 다수의 수주 건들의 실적 기여가 2021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현행 2년 주기로 진행하던 바이오플랜트 압력용기 개방 검사를 4년 주기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2021년부터 분기별 실적 변동성 축소도 기대된다. 글로벌 최대 규모인 25.6만리터의 4공장 착공 역시 며칠 전 진행되었다.
4공장은 대규모~소규모 생산설비가 혼합 구축된 공장인 만큼 3공장 대비 높은 단위당 매출이 기대된다. 따라서 연장된 바이오플랜트 압력용기 개방 검사 주기와 4공장 완공 이후의 기대 매출 감안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중장기 실적 성장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2020년 신규 수주 건들과 증설 효과가 2021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특히 올리고 사업부 매출은 과거 고객사들의 파이프라인이 대부분 임상 초기였다는 점에서 높은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낮은 배치당 생산량으로 인해 부진했 던 점 감안 시 상업화 예정 물량 수주에 따른 매출과 이익의 큰 폭의 증가가 기대된다.
또한 반월공장 올리고동 증설도 2021년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으로, 신규 수주 모멘텀과 더불어 실적 기여도 2021년 말~2022년 초 가시화될 전망이다. 알테오젠과 레고켐바이오는 2021년에도 글로벌 제약사 향 기술이전 모멘텀은 유효하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복수의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또한 2021년에는 앞선 기술이전에서의 성과들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2019년, 2020년 각각 한 차례씩 기술이전한 고객사들의 첫 임상 단계 진입에 따 른 마일스톤 유입이 기대된다. 레고켐바이오는 2021년 상반기 현재 중국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인 HER2 ADC인 LCB14 중간 데이터 공개가 예정된 만큼 중국 외 지역 판권 가치 상승 및 플랫폼 가치 재부각도 가능하다.
출처: 신한금융투자, Nature, Bloomberg, Quantiwize, Evaluate Pharma
뜨리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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