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공정 기술의 진화
앞으로 반도체 후공정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대 초반 스마트폰 산업의 고성장으로 인해 주목받았던 후공정 산업은 2015년 이후 스마트폰 산업의 침체, 파운드리 기업들의 수직 계열화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도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파운드리 공정 기술이 5나노 미만으로 초미세화되고, 반도체 칩의 입출력(I/O) 개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후공정 산업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후공정 산업 규모는 2010년 400억 달러에서 2025년 900억 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에서 활용되는 회로의 선폭 간격은 5나노에 진입했고, 1~2년 내에는 3나노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런 최첨단 공정을 활용해 완성된 칩 다이(Chip Die, 전공공을 통해서 웨이퍼에 디바이스를 형성해서 만들고 잘라낸 조각)를 후공정 하기 위해서는 수백 개에서 1,000개 이상의 I/O가 필요하고, 현재 상용화된 범프(Bump) 볼의 피치 간격은 350 마이크로미터 이상이다. 이에 따라 최근 AP(Application Processor)에 주로 활용되는 패키징 기술은 FO(Fan Out) 기술인데, 각각의 칩을 모두 FO로 패키징 하면 칩이 차지하는 면적이 너무 커진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SiP(System in Package)이다. SiP는 여러 종류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안에 각종 수동 소자와 함께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기존 SoC(System on Chip)는 모든 기능의 블록을 단일 칩으로 구현한 것이라면, SiP는 여러 블록을 개별적인 칩으로 구현한 후 패키징하는 것이다. 이런 SiP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칩을 여러 층으로 쌓게 되는 것을 2.5D 혹은 3D Stacking이라고 일컫는다.
가장 진보된 SiP 기술은 애플와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픽스잇(iFixit)에서 최신 애플와치6을 분해한 결과, 배터리, 디스플레이, 케이싱 외에 커다란 모듈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듈이 바로 AP, 메모리, 각종 센서들을 하나로 묶은 SiP 형태의 부품이다.
이 SiP는 약 30여 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고, 엑스레이를 통해서 봐야만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다. 실제 애플와치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SiP 기술로 패키징할 경우 면적이 37% 감소한다고 한다. 앞으로 사물인터넷 시대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디바이스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이런 SiP와 스태킹 기술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SiP 이상의 패키징 기술을 Advanced Packaging(이하 AP)이라고 부르는데, 전세계 AP 시장 규모는 2016년 230억 달러에서 2025년 422억 달러로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후공정 시장에서 AP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6년 41%에서 2025년 49%로 높아질 것이다.
후공정 기업들 중 AP를 잘 다루느냐 아니냐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판단한다. 일부 파운드리 기업들은 추가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내부에서 후공정 사업을 영위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후공정 업계의 지형 변화
전세계 주요 후공정 업체들은 2010년대를 겪으면서 각종 인수합병으로 인해 큰 변화를 맞이한다. 2012년 후공정 업체 순위는 1위 대만 ASE, 2위 미국 Amkor Technology, 3위 대만 SPIL, 4위 싱가포르 STATS ChipPAC이었다. 하지만, 2015년 중국 JCET가 STATS ChipPAC을 인수했다.
당시 ASE와 SPIL의 점유율은 올라가는 반면, Amkor와 STATS ChipPAC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었는데, 이는 ASE와 SPIL이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성공하면서 퀄컴과 미디어텍의 통신 칩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ASE는 기존 와이어 본딩에서 금 도금을 구리 도금 방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STATS ChipPAC의 매출총이익률은 다른 경쟁사 대비 크게 악화되었고, 반도체 굴기를 꿈꾸던 중국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당시 6위였던 JCET에 인수되고 말았다. JCET는 STATS ChipPAC인수를 통해 AP 기술을 습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CET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7년 이후 시장 점유율이 정체되거나 하락했고, 중국 스마트폰용 통신칩 수요가 감소했으며, 2019년부터는 미국 정부의 중국 제재로 인해 중국 반도체 산업이 침체되었기 때문이다. ASE는 2016년 SPIL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후공정 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시 중국 칭화유니가 먼자 SPIL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SPIL 인수 경쟁은 대만 후공정 기업 간에 몸불리기로 막을 내렸다.
전세계 후공정 업계의 지형 변화가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상위 Big3 기업 중심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최첨단 후공정 기술은 거대한 자본력을 필요로 하고, 고부가 파운드리 고객 역시 TSMC와 삼성전자 중심으로 재편되었기 때문이다. 후공정 Big3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52%에서 2020년 66%로 크게 확대되었다.
to-be continued.
출처: 한화투자증권, 블룸버그, YOLE, iFixit, Chipworks
뜨리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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