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출이 모든 것을 바꾼다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최상위 수준인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무기 소요가 있을 때 수입과 국산화 개발 중에서 효용을 저울질하게 된다. 국방기술품질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미국이 100으로 1위, 러시아와 프랑스가 90으로 2위, 영국과, 독일이 89로 4위, 우리나라는 80으로 9위 수준이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이나 독일 등 기술적으로 최상위 국가는 자체개발 비중이 높겠 지만 효용이 낮은 Middle-Low급 무기는 수입이 유리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상 모든 국가가 수입과 국산화 개발의 기로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수입과 국산화 개발의 동기를 살펴본다.
수입의 동기는 1) 기술적 장벽, 2) 교역관계, 3) 비용문제, 4) 부가가치 차이 등이다.
1) 기술적 장벽 : 국산화 개발이 어려운 경우가 대표적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F-35급의 전투기는 만들 수 없어 수입을 하게 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F-22는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하고 F-35만 선별 수출하고 있다.
2) 교역관계 : 수입을 통해서 기술 이전이나 절충교역(절충교역은 국외로부터 무기 또는 장비 등을 구매하거나 수출할 때 구매국에 기술이전을 하거나, 해당국가의 무기, 장비 또는 부품 수입 등 반대급부를 제공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교역을 말한다. 국방 및 방산분야는 방위사업청, 민수분야는 KOTRA가 이행지원의 주체가 된다) 등의 부가적인 효과 를 누릴 수 있다. 국내 방산 기술은 수입을 통한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3) 비용문제 : 초기 개발과 생산비용을 합치면 통상 해외에서 운용되는 무기 체계가 더 저렴하다. 규모가 적을 경우 직접 개발보다 수입이 비용 측면에 서 유리할 수 있다. 국내에서 모든 무기 체계의 개발 초기에 수입과의 비용 문제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선행된다.
4) 부가가치 차이 : 선진국 입장에서는 기술이 진부화된 저부가가치 무기의 개발소요가 적다. High급 무기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부가가치가 클 것이다. 미국의 경우 F-22, F-35 같은 첨단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T-50급의 훈련기는 기술 이전을 통해 High급 무기 판매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한다.
국산화 개발의 동기는 1) 외교 관계의 자율성 확보, 2) 국내산업의 활성화 및 부가 가치 창출, 3) 장기적인 비용 절감, 4) 수출 가능성 확보 등이 있을 것이다.
1) 외교 관계의 자율성 확보 : 무기 체계를 수입에 의존하면 외교 관계에 따른 후속 지원 문제가 따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무기 수출에서 외교적 관계에 따른 수출 검토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 한미 동맹은 예외겠지만 마찰이 있는 국가의 경우 외교 관계에 따른 수출 제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 국내산업의 활성화 및 부가가치 창출 : 대부분의 국가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무기 도입사업이 자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랄 것이다. 따라서 국산화 개발이 어렵다면 양산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 생산이나 부품 생 산에 대한 절충교역이라도 요구하게 된다.
3) 장기적인 비용절감 : 무기는 개발과 운용에서 평균 30년의 긴 세월동안 용하게 된다. 운용 중간에서 요구도에 따른 계속적인 성능개량이 이뤄 진다. 통상 개발 비용의 3배에 달하는 유지보수 비용이 30년 사용 주기 동 안 추가된다. 장기적인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국산화가 유리할 수 있다.
4) 수출 가능성 확보 : 무기체계의 수출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산화 가 필수적이다.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대량살상무기 금지협약이 통용되고 있다. 자체 기술이 없다면 수출 승인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된다.
2. 신흥국의 롤모델, 한국경제와 K-방산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면에서 신흥국들의 롤모델이다. 자원과 기술이 없는 국가가 반세기만에 세계적인 공업국이 되었다. 철강, 화학제품의 소재를 만들고 반도체, 가전, 2차전지, 자동차, 선박, K-Culture, K-Food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위치에 있다.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엔진을 자체 개발한 전세계 유일한 나라이다.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국은 세계대전의 기술적 바탕에서 자동차 산업을 일으켰다. 전쟁 종식 후 군수산업의 엔지니어들이 자동차 산업 성장의 밑걸음이 되었다. 한국은 밑천이 없이 자동차산업을 시작한 유일한 국가이다. 이외 한국은 누리호를 통해 세계 7번째 로켓엔진 개발국이 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에 기술이 종속되어 오던 국가들이 볼 때 한국의 성장은 신화와 같은 이야기이다. 필리핀, 태국, 뉴질랜드, 호주, 콜롬비아, 남아공, 에티오피아, 터키, 그리스는 6.25전쟁 참전 16개국에 속한다. 생존을 지원하던 국가의 비약적인 성장은 어느 국가에게든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모든 국가는 방산 물자에 대해 수입과 국산화를 고민한다. 단편적으로 설명한다면 모든 국가의 방위산업 전략은 개발 가능한 수준의 국산화와 예산 가능한 범위의 수입이다.
한국의 경우도 1970년대 창정비, 1980년대 기술협력생산, 1990년대 독자 연구개발, 2000년대 첨단무기 국산화를 진행했고 2010년대부터 수출길이 열렸다. 절차를 밟아온 긴 세월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의 압축 성장의 예로 한국항공우주의 터보프롭 항공기인 KT-1은 1991년에 시 제 1호기의 조립과 초도비행을 마쳤다. 세부 성능은 당연히 다르겠지만 KT-1의 950마력 엔진은 2차 대전 초기에 이미 상용화되었고 2차 대전 후반에는 2,500마력의 엔진까지 채택되었다.
2차 대전의 주력 전투기를 살펴보면 미국의 그루먼 F4F 와일드 캣(이하 미국, 초도 비행 1937년, 생산대수 7,722대), 록히드 P-38 라이트닝(1939년, 10,037대), 커티 스 P-40 워 호크(1938년, 13,738대), 슈퍼 마린 스핏 파이어(이하 영국, 1936년, 20,351대), 호커 허리케인(1935년, 19,036대), 메서 슈미트 Bf109(독일, 1935, 33,984대), 야코블레프 Yak-1(소련, 1940년, 8,721대), 미쓰비시 A6M(이하 일본, 1939년, 10,430대), 나카지마 송골매(1938년, 5,751대) 등이다. 한국은
터보프롭 비행체를 주요국보다 50년 늦게 개발했으나 벌써 고등훈련기를 거쳐 3.5세대 전투기를 시험 비행 진행 중이다. 국산화를 추진하는 국가들에서는 매력 적인 모델일 수 밖에 없다.
3. 분단 70년의 고진감래(苦盡甘來)
국내 K-방산의 압축 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1) 분단의 지속으로 긴장 관계 유지, 2) 경제 성장에 따른 투자 재원 확보, 3) 한미 공조와 러시아 불곰 사업 등을 통한 기술 확보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분단의 지속 : 2023년이면 분단 70년을 맞이한다. 냉전 종식 후 전세계가 군비 감축을 지속하는 동안 한국은 유일하게 긴장이 강화되어 왔다. 북한 의 물량 위주의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에 대응해 꾸준히 국방력을 증가시 켜 왔다.
2) 경제 성장에 따른 투자 재원 확보 : 한국은 세계 GDP 순위에서 10위에 위 치할 만큼 경제대국이다. 매년 정부예산의 10% 내외를 국방비로 사용한 다. 무기를 개발하고 도입할 예산 확보도 성장의 배경이다.
3) 기술 확보 : 미국은 한미 공조와 무기 수출을 위해 무기체계를 연동하며 주요 기술들을 지원해 왔다. 이외 러시아 불곰 사업( 불곰사업은 러시아 차관을 무기로 상환받는 러시아제 무기도입 사업이었다. 1991년 당시 소 련과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한국 정부가 1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 그러나 1991년 말 소비 에트연방의 해체와 이후 러시아 경제 사정으로 차관 회수가 늦어졌고 이후 무기 현물 상환이 이 루어졌다. 불곰사업을 통해 휴대용 대전차유도탄, 휴대용 대공미사일, 전차, 장갑차이 도입되며 많은 기술들을 습득하게 되었다.)을 통해 운 좋게도 많은 주요 기술을 습득하게 되었다.
최근 주요국 수출 상황을 보면 경쟁 무기의 경우 납기나 기술 이전에서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분단 70년의 세월 동안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살아온 한반도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되었다.
4. 안정적인 내수 시장, 2023년 국방예산 57조원으로 4.6% 증가
방산 수출의 밑거름은 안정적인 내수 시장에 있다. 국산화 개발을 통해 개발비를 분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력화를 통해 성능을 검증 받게 된다.
정부는 2023년 국방예산을 국회에 제출했다. 57조원으로 2022년 대비 4.6% 증가 한 규모이다. 전력운영비는 40조원으로 전년비 5.8%, 방위력개선비는 17조원으로 2.0% 증가한다. 방위력개선비의 증가폭이 줄었지만 주요 무기도입 사업이 일단락 된 영향이다.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 예산은 5.2조원으로 2022년 대비 9.4% 늘어났다. 한국형 3축체계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 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한반도 방어 프로그램이다.
출처: 신한금융투자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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