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업 개요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에 설립되어 2013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었으며 의약화학을 기반으로 합성신약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적정단계까지 개발한 후 이를 글로벌제약사나 국내외 제약회사에 기술이전하거나, ADC 기술 등의 원천기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비니지스 모델이다.
합성신약 원천기술인 ‘LegoChemistry’, 차세대 ADC 원천기술 ‘ConjuALL’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2019년까지 ADC와 합성신약에서 누적 기술이전계약 5건(총액 기준 약 1.2조원)을 체결했다.
기존 항암제 분야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나 항생제 등의 영역으로도 확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주 회장인 김용주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과/Kaist 화학박사 출신으로 1983년 당시 LG 화학기술연구원(현 LG 생명과학)에 입사해 세파계 항생제 프로젝트 연구팀장을 시작으로 20여년간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미국 FDA 승인까지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경험한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다.
김 대표는 “오직 신약만이 살 길이다”라는 악바리 정신으로 한 길만을 팠고 그 결과 우리나라 최초의 신약 기술이전이란 기록 외에도 지난 2003년 직접 연구 시작 단계에서부터 끝까지 참여한 ‘퀴놀론계 항생제’가 국내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부분적으로 꿈을 이룰 수는 있었으나 여전히 신약개발에 목말랐다”고 말했다. 결국 김 대표는 2005년 말 신약연구소장직을 끝으로 주력 전문분야인 항생제, 항응혈제, 항암제를 앞세워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전문인력들과 2006년 5월 레고켐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만인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라는 칭기즈칸의 구호를 늘 마음에 품고 산다. 이 같은 강한 믿음이 있기에 김 대표는 신약개발 하나에 10~15년의 기간과 1조원 가까운 연구개발비가 소요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큰 제약사의 1년 매출이 1조원인 상황에서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임에도 작게는 레고켐의 50명이 크게는 우리나라 신약업계 모두가 같은 꿈을 꾼다면 신약개발의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 대표는 “매일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수행하는 실험 하나하나가 모든 연구결과를 좌우한다”며 “열정을 갖고 작은 일 하나에 정성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적으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열정은 회사가 줄 수도 없으며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라며 “결국은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해야만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김 대표는 수시로 연구실에 찾아가 직원들과 벤치에 앉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보스가 자기가 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자신감과 동기 부여를 심어주기 위함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레고켐은 설립 초창기부터 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과 첫째, 셋째 주 토요일은 6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이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레고켐은 실미도다’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만큼 회사가 소위 ‘빡세다’는 뜻이겠지만 김 대표는 “돈도 인력도 부족한 우리가 세계적인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일하는 것밖에 없다”며 소신을 밝혔다. 김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술 역시 ‘처음처럼’이다. 항상 창업 시의 헝그리 정신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현재까지도 이 술만 마신다.
2. ADC 기술 개요
Antibody-Drug Conjugate(ADC) 항체-약물 결합체는 항체를 통해 선택적으로 암세포와 결합할 수 있고, 톡신의 항암효과를 암세포에서만 나타냄으로써 항체의 선택성과 합성의약품의 항암 효과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항암제라 할 수 있다.
1) ADC가 체내에 투여되면 2) ADC 항체의 타겟이 되는 항원에 특이적으로 붙게된다. 3) 항체와 수용체(항원)가 결합하게 되면 세포 내로 들어가게 되는데(internalized). 4) 세포 내에서 항체는 제거되고 5) 항체와 결합해 있던 톡신 물질이 세포 내로 방출되면서 6) 세포 즉 암세포는 사멸하게된다.
1997년 이후 총 406개의 ADC 파이프라인이 개발된 이후 2011년 시애틀제네틱스사가 개발한 호지킨림프종 치료제인 애드세트리스(Adcetris)가 최초의 ADC 의약품으로 시판허가를 획득하였다.
2013년 이뮤노젠(ImmunoGen)사가 개발한 캐사일라(Kadcyla)가 연이어 시판허가를 받았으나, 불안정한 링커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 발생, 그리고 항체에 랜덤하게 결합한 톡신으로 인한 불순물 생성 등으로 기대했던 효능이 발생하지 않아 ADC 의약품들의 시장출시가 한동안 지연되었다.
그러나 site-specific한 톡신-항체 결합 기술이 보편화되고 링커의 안전성까지 획득하면서 2017년 이후 총 7개의 ADC 의약품이 현재 승인받았다.
2011년 시애틀제네틱스사가 개발한 최초의 ADC 의약품인 애드세트리스는 2019년 기준 1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가 되었고, 케사일라는 2019년 14억 달러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 ADC 의약품 중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케사일라는 2026년 현재보다 약 2배 규모인 22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ADC 치료제 시장은 기존 승인 의약품들의 적응증 확대 및 신규 의약품 출시로 고성장할 전망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상업화 ADC 치료제가 4개 (Adcetris, Kadcyla, Besponsa, Mylotarg)에 불과했던 글로벌 ADC 시장은 2019 년 말 출시된 Polivy(로슈)를 시작으로 2020년 Padcev(시애틀 제네틱스/아스텔라스), Enhertu(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 산쿄), Trodelvy(이뮤노메딕스), Blenrep (GSK) 출시로 성장세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Evaluate Pharma에 따르면 현재 출시된 9개의 ADC 의약품이 형성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26억 달러 수준으로 애드세트리스와 케사일라의 매출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시판허가를 받은 7개 제품이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현재 임상 2,3상이 진행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출시되어 본격적으로 시판된다면 2026년까지 연평균 37% 성장을 통해 248억달러(약 29.9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불과 7년만에 시장 규모가 9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특히 2019년 12월 FDA 승인을 획득한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 산쿄의 양성전이 유방암 치료제 HER2 ADC 치료제 ‘Enhertu’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2019년 HER2 양성 유방암 3차 치료제로 승인을 획득한 Enhertu는 2020년 5월 위암 치료제로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했으며 연내 허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비소세포폐암으로의 신규 적응증 승인을 위한 임상 또한 진행 중이며, 2021년에는 HER2 양성 유방암 2차 치료제 허가 신청도 기대된다. Enhertu의 매출액은 2019년 2,944만달러(약 355억원)에서 2026년 47억달러(약 5.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nhertu 의 성공 배경에는 1)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확장 및 2) 1~2차 치료 옵션으로 확장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다. 이는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의 경쟁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Enhertu는 HER2를 타겟하는 항체 ‘trastuzumab’에 자체 개발 링커 기술과 ‘DXd(topoisomerase I inhibitor payload)’라는 톡신을 결합한 ADC다. 기존에 출시된 trastuzumab 기반 HER2 ADC인 Kadcyla(Roche) 대비 독자적인 링커와 톡신 기술을 바탕으로 효능은 높이면서 부작용을 낮출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타겟 시장 확대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3. 레고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
3.1. 레고켐바이오의 Liker platform
레고켐은 혈중 안정성이 확보된 링커를 개발하여 독성물질을 암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해 줌으로써 1세대 ADC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불어 랜덤(random)하게 항체와 독성물질이 결합했었던 1세대 기술과는 달리 링커가 부착될 수 있는 부위(CAAX Body)
를 항체에 삽입시킴으로써 특정 부위에만 독성물질이 결합할 수 있게 drug antibody ratio(DAR)를 확정, 단일물질의 ADC를 제조할 수 있다.
최근에는 CAAX Body가 없이도 링커를 결합시킬 수 있게 기술을 발전시킴으써, CAAX body 삽입으로 인해 자신들의 항체 변형을 꺼려온 기존 항체의약품을 보유한 회사들과 보다 수월하게 공동개발이 가능해졌다.
3.2. 레고켐바이오의 Toxin platform
ADC 의약품에서 링커에 연결된 톡신은 일반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강한 독성물질이 사용된다.
ADC 의약품의 성분명에서 항체 뒤에 붙은 emtansine, vedotin, mafodotin 등의 물질들이 바로 톡신 이름이다. 레고켐은 PBD(Pyrrolobenzodiazepine)이라는 톡신을 ADC 기술에 적용시켰다.
PBD는 DNA에 끼어들어감으로써 DNA가 복제되거나 mRNA로 transcription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을 보유한다. 매우 독성이 강하므로 picomolar 수준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PBD는 delayed toxicity 때문에 임상에서 제한적 유용성을 보여 ADC에 적용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아직 PBD를 ADC 톡신으로 사용했던 물질들 중 시판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레고켐은 PBD 톡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톡신 기능 중요부위에 화합물을 합성하여 톡신을 비활성화 상태로 유지하는 새로운 기전의 톡신을 개발하였다.
혈중 및 정상세포에서는 화합물이 PBD 톡신에 붙어 있어서 비활성화 상태를 유지하고, 암세포 내에서는 이 화합물이 PBD 톡신에서 떨어져 나감으로써 활성화 상태로 전환, 암세포를 사멸하게 하는 원리이다.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기전에 의해 결합된 화합물이 분리되게 함으로써 비 활성화된 PBD를 활성화 상태로 전환시키게 된다.
3.3. 레고켐바이오의 ADC 파이프라인
3.4. 레고켐바이오의 합성 기술 플랫폼: LegoChemistry
레고켐이 ADC의 링커기술이 뛰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Medicinal Chemistry, 즉 화학합성 기술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레고켐은 화학 합성의약품으로 시작된 회사로 합성의약품에 대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레고켐은 이를 LegoChemistry라고 명명하고 있다. LegoChemistry는 약물 유사성을 가진 구조(scaffold)를 활용한 신약발굴 플랫폼 기술로 레고켐은 현재 약 20여 종의 고유 scaffold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게 되면 기존 5년 이상 걸린 후보물질 발굴기간을 3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으며, 레고켐은 항생제와 항응혈제 개발에 적용 현재 5개 정도의 후보물질을 개발하였다.
작년에 브릿지바이오로 기술이전한 LCB17-0877(브릿지바이오의 코드명, BBT-877)이 베링거잉겔하임으로 11억 유로(한화 약 1조 4,6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레고켐의 기술력이 인정받은 바 있다.
4. Valuation 전망
가장 활발하게 ADC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시애틀제네틱스는 2011년 호지킨림프종 치료제인 애드세트리스(Adcetris)를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2019년 패드세브(Padcev)마저 상용화시키며 2개의 상용화된 ADC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타케다, 머크, 아스텔라스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파이프라인만 3개로, 총 16개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ADC 플랫폼 기술에 대해 임상에서의 효능을 입증하고 상용화시킨 시애틀제네틱스사의 시총은 무려 322억 달러에 이른다.
레고켐이 2015년 중국의 포선제약(Fosun Pharma)에 기술이전한 HER2-ADC 물질이 내년 상반기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 레고켐 ADC 기술의 임상적 유효성이 판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레고켐의 ADC 기술이 임상에서 효능이 입증이 되고, 향후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레고켐의 글로벌 피어인 시애틀제네틱스의 시가총액 고려했을 때, 국내 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 중 가장 업사이드가 큰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출처: 레고켐바이오,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EvaluatePharma, Economic Review
뜨리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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