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요 업체들의 최근 동향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의 나노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 TSMC, SK하이닉스, 글로벌 파운드리 등이 주요 업체이지만, 7나노미터(nm)부터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양강체제다.
지난해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2.7%, 삼성전자는 17.8%다. 업계는 지난해 2019냔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95%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생산설비에 133조원을 투자해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을 1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1. 삼성전자
지난 2018년 TSMC가 7나노 공정을 선제 도입하자,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반격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여전히 약세지만, 공정전환 속도는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7나노 공정에서 주로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TSMC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미세공정 로드맵을 보면 2019년 4월에 7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같은해 하반기 5나노 제품설계를 완료했다. 올해 2020년 상반기 5나노 양산을 시작으로 하반기 4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회사는 오는 2022년~2023년 내 3나노 생산을 계획 중이다. 이는 TSMC의 3나노 생산목표 시기와 일치한다.
최근 양사는 실적발표를 통해 대략적인 로드맵을 내놓았다. 올해 1월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4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에는 EUV 기반 7나노 제품 출하, 5나노 공정개발을 마무리했다. 2019년 말에는 6나노 제품을 양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상반기 5나노 제품 양산 목표다.
그리고, 지난 3월 18일부터 삼성전자는 올 1분기 퀄컴의 5G모뎀칩 '스냅드래곤 X60'을 업계 첫 5nm(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공정 기반으로 양산에 돌입했다. 생산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극자외선(EUV) 전용 'V1 라인' 공장에서 맡는다.
1.2.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중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고객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00%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의 청주시 M8 파운드리 공장을 올 상반기 우시 공장으로 이설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2017년 중국 우시 시정부 투자회사인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연구개발 기능은 국내에 남겨 놓고 고부가·고기술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중국을 중심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규모는 4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는 국내 사모펀드(PEF)의 후순위 투자자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램에서 20조29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에서 75.0%를 차지하는 수치다. 반면 파운드리 및 이미지센서 등 매출 비중은 5.5% 가량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우시 공장을 통해 중국내 1000여개에 달하는 펩리스 기업을 상대로 고객 확보에 나서 파운드리 매출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구체적인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아울러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오는 2028년까지 120조원을 투자한다.
2. 기술 개발 동향 - 3나노 공정 기술은? 삼성은 GAA vs. TSMC는 미정
삼성전자는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개발 속도도 높일 방침이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였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TSMC는 지난달 16일 고객사들과 3나노 디자인을 협업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EUV 공정을 활용한 5나노 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구체적인 3나노 계획은 오는 4월 열리는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TSMC는 아직 3나노에서 어떤 기술을 채택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처럼 GAA 방식으로 전환할 수도, 핀펫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다.
계획대로면 삼성전자와 TSMC는 올해 상반기 5나노, 2022년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한다. 3나노는 구현 방식도 다르고 5나노 대비 칩 면적(35%↓), 성능(30%↑) 등에서 우위를 보인다. 사실상 3나노가 분수령인 셈이다.
3. 경쟁 우위의 핵심적 영향 요소 - EUV 장비 확보. ASML의 배짱장사.
양사의 나노 경쟁은 GAA 기술력과 더불어, EUV 장비 확보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GAA 분야는 이미 개발을 공식화한 삼성전자가 앞선다. 삼성전자는 GAA 다음 단계인 MBC(Multi Bridge Channel)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채널을 와이어 형태에서 종이처럼 얇고 긴 모양의 나노시트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나노시트 너비를 특성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핀펫 공정과도 호환성이 높다.
1대당 1500억원에 달하는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한 공급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 EUV 장비 덕을 톡톡히 봤다. ASML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와 TSMC의 장비 쟁탈전이 드러난다. ASML의 2018년 한국 관련 매출은 35%였지만, 2019년은 16%로 2배 이상 감소했다. 반면 대만 관련 매출은 19%(2018년)에서 51%(2019년)로 급증했다.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는 2018년, 추격에 나선 TSMC는 2019년 양산된 EUV 장비 대다수를 수급했다는 의미다.
ASML은 2018년 18대, 2019년 26대의 EUV 장비를 양산했다. 올해는 35대가 목표다. 2021년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비 수주 시점과 납품기일이 차이를 보여, 삼성전자와 TSMC는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에는 약 53대가 수주됐다. 빠르게 장비를 확보 및 설치하는 곳이 미세공정 전환에 유리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매출, 시장점유율 등에서 격차가 큰 만큼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업체라 더욱 그렇다”며 “당분간 EUV 공정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 해당 장비와 기술 향상이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파운드리에서도 삼성전자가 TSMC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올 수 있을까? SK하이닉스는 의미있는 약진을 할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일 것 같다..
4. 코로나19의 영향
이러한 상황에서 ASML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장비 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반도체 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와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로드맵에도 어느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에 보다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4월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최근 올 1·4분기 예상 매출액을 24~25억 유로로 제시했다. 애초 예상 매출액 31~33억 유로 대비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ASML 측은 “반도체 장비 수요가 여전히 강하나 코로나19에 따른 각 국의 입국 제한 등으로 장비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출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ASML의 EUV 장비는 1대당 1,500억원이 넘으며 장비 세팅을 위해서는 현지에 상주한 주재원 외에도 본사 인력 파견이 필수다.
ASML의 미국 샌디에고 법인이 AMSL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DUV(Deep Ultraviolet)를 비롯해 신규 수익원인 EUV 관련 광원 개발과 제조 등을 담당하고 있다.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자리한 본사에서는 EUV 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과 네덜란드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이동 및 물류 유통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SML 장비 출하 지연에 따라 각 업체들도 로드맵 조정에 나섰다. 대만 TSMC는 3나노급 반도체 시험 생산 일정을 오는 6월에서 10월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TSMC는 이달 북미 기술심포지엄에서 3나노 기술 등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 등의 영향으로 해당 행사 또한 8월로 늦췄다.
삼성전자는 연내 5나노 기반 반도체 양산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에 따른 장비 반입 등의 문제로 양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상황은 TSMC 보다 삼성전자에게 다소 아픈 상황이다. TSMC는 올 2·4분기 내에 5나노 기반의 공정을 바탕으로 애플, 퀄컴, 화웨이, AMD 등이 위탁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라 비교적 여유가 있다. 아직 5나노 기반 제품 양산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삼성전자 대비 한걸음 앞선 모습이다.
출처: 디지털데일리, 아시아경제, 서울경제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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