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DR5란?
컴퓨터를 구성할 때 CPU, 메인보드, SSD/HDD, 그래픽카드만큼이나 중요한 부품이 있다. 바로 RAM으로 대변되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아무리 좋은 스펙을 갖췄다 해도 RAM이 없으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으니 RAM은 가히 PC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의 필수 부품이라 할 수 있다.
RAM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최근에는 DDR(double data rate)이라는 기술이 적용된 RAM이 사용되어 왔다. DDR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가 저장하거나 변경하기 위한 Data refresh rate를 두배로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속도에 중점을 둔 반도체 설계 기술이었다.
이러한 DDR이 발젼하면서 동작속도, 지원용량 등을 통해 규정되는 D램 반도체의 규격으로 정착되었다. 엄격히 말하자면 DDR은 DRAM이라기 보다는 조금 다른 SDRAM이다. PC용 DDR 메모리는 DDR1, DDR2, DDR3, DDR4 등으로 나뉘는데, 뒤에 붙은 숫자가 높아질수록 더 고성능이라 할 수 있다.
DDR 메모리는 숫자가 높아질수록 동작 속도가 2배 빨라진다. 이를 테면 DDR2는 DDR1보다 2배 정도 빠르고, DDR4는 DDR1보다 8배 정도 빠르다. 이는 DDR1의 데이터 입출력 통로가 각각 하나씩이라면, DDR2는 2개, DDR3는 4개, DDR4는 8개나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DDR 기술이 계속 진화하여 현재는 4세대인 DDR4 메모리가 주류를 이뤘었다. 하지만, 조만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DDR4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퍼포먼스를 보유한 DDR5 RAM이 한창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DDR5 RAM은 DDR4 메모리보다 2배 더 많은, 각각 16개의 데이터 입출력 통로를 지니고 있는 메모리다. DDR1이 2차선 도로라면 DDR5는 무려 32차선인 셈이다. 그만큼 퍼포먼스가 더 뛰어남은 분명하다
이렇듯 성능이 뛰어난 DDR5은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유발하고, value chain 상에 있는 업체들간의 경쟁력에 변화를 주어서 해당 업체들의 재무실적과 주가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DDR5 RAM의 성능은 얼마나 되는지, 언제 출시되는지 살펴보자.
2. DDR5, 얼마나 빠른가?
아직 DDR5 RAM은 시장에 출시된 물건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샘플도 없어 정확히 이 메모리가 얼마나 빠른지를 지금 벤치마크로 보여줄 수는 없다. 하지만 대략적인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는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4월 2일,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PC용 DDR5 메모리의 스펙을 일부 공개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되는 DDR4 RAM의 동작클럭(프리퀀시)은 최소 1600Mbps, 아무리 빨라봐야 3200Mbps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DDR5 메모리는 최소 동작클럭이 3200Mbps다. 최대 동작클럭은 무려 8400Mbps다. 메모리 성능이 수직상승하는 것이다.
RAM의 동작클럭이 높으면 데이터가 RAM으로 입출력되는 속도가 빨라져서 시스템이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DDR5 메모리는 RAM의 퍼포먼스가 중요한 고사양 게임이나 사진, 동영상 편집 작업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3. 속도 외 특징은? - 용량, 효율성, 신뢰성
DDR5 메모리는 단순히 동작클럭만 빨라진 게 아니다. 먼저 동일한 시간 단위 내에서 처리되는 데이터의 양을 2배로 늘리기 위해 8뱅크 그룹에 기반하는 32뱅크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16뱅크 구조를 채택한 DDR4의 2배 수준이다.
또한 BL(Burst Length, D램의 단일 읽기/쓰기 명령을 기반으로 입력/출력되는 데이터 양)이 8에서 16으로 2배 늘었고, 세임 뱅크 리프레시(Same Bank Refresh) 기능을 통해 특정 뱅크가 작동할 때 시스템이 다른 뱅크에 접속할 수 있게 해 메모리 액세스 가용성을 높였다. DFE 회로로 채널의 고속 작동에서의 반사 노이즈를 줄인 것도 특징이다.
기존의 DDR4 메모리는 2Gb, 4Gb, 8Gb, 16Gb로 나뉘어졌다. 이와 달리 DDR5 메모리는 8Gb, 16Gb, 32Gb, 32Gb, 64Gb로 구성된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용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RAM 하나로도 넉넉하게 시스템 메모리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효율도 업그레이드됐다. DDR4의 작동 전압은 1.2V지만, DDR5는 이보다 낮은 1.1V이며, 대역폭당 전력 소비량이 이전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또한, DDR5 RAM에서 최초로 채택된 ECC(On-die Error Correction Code)는 내부적으로 단일 비트 오류를 수정해주며, DRAM 결함을 기록하고 오류 수를 호스트에 제공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ECS(Error Check and Scrub)도 적용됐다.
4. DRAM 제조 공정상의 변화는?
DDR5 RAM에는 EUV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EUV 공정은 웨이퍼에 레이저로 회로 패턴을 새겨 넣은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 혹은 이를 활용한 제조공정을 뜻한다. EUV 공정은 기존 공정보다 더 미세하고 오밀조밀하게 패턴을 새길 수 있으며, 공정 단계도 줄어들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업계 최초로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한 삼성전자는 4세대 10나노급 DDR5 RAM에도 EUV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EUV 공정을 D램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빠르면 내년에 EUV 공정이 DDR5 메모리 제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5. 시장에는 언제 출시? vs. 스마트폰에는 이미?
그렇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는 이미 DDR5 메모리의 저전력 버전이라 할 수 있는 LPDDR5 D램이 탑재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세계 최초로 12Gb LPDDR5 D램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세계 최초로 16Gb LPDDR5 16GB 모바일 D램 양산에 들어갔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16Gb LPDDR5 16GB 모바일 D램은 5500Mb/s의 속도를 구현해 FHD급 영화 약 9편 분량인 44GB의 데이터를 단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삼성 갤럭시 S20 시리즈에 LPDDR5 D램이 적용되어 있으며 샤오미 미 10 시리즈에도 LPDDR5 D램이 채택됐다.
빠르면 올해 내로 DDR5 RAM 실물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DR5 메모리 칩을 대량 양산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DDR5 RAM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마이크론은 DDR5 샘플링을 시작한 상태다. 즉 늦어도 내년에는 대량 생산이 시작되고 2022년에는 DDR5 메모리가 주류가 된다고 볼 수 있다.
DDR5 메모리는 먼저 서버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유출된 인텔의 서버 로드맵에 따르면, 2021년에 DDR5 RAM이 서버용으로 먼저 채택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주요 타겟이 고사양 CPU가 탑재된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DDR5가 초기에 HEDT와 서버용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AMD가 소켓을 AM5(가칭)로 전환할 경우 새로운 AMD 라이젠 CPU 메인보드는 DDR5 메모리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AMD가 2년 안에 4세대 라이젠 CPU를 새로운 소켓으로 바꿀지는 알 수 없다.
DDR5에 의해 수혜를 받는 기업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보겠다.
출처: 스마트PC사랑, SK Hynix, Tom's Hardware, ASML, 위키피디아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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