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도체, 소.부.장.

전자 부품 기술 탐구: 초전도체 LK99에 대한 논란 1

by 뜨리스땅 2023. 8. 6.
728x90
반응형

1. 초전도체란 무엇인가?

 

전기의 특성상 같은 전압(V)에 전기저항(R)이 낮다면 큰 전류(I)가 흐른다. 반면 저항이 높다면 송전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 PC를 오래 사용하면 기기에 발열이 있는 이유도 이 전기저항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이 저항이 '0'이라면? 이론상 전류는 무한으로 흐를 수 있다. 송전효율 100%의 에너지가 바로 '초전도체(超傳導體·superconductor)'다.

 

초전도체(超傳導體, superconductor)는 전도체로서, 전기 저항이 0Ω이 되는 초전도 현상과 마이스너 효과(반자성)가 일어나는 물질을 가리킨다. 마이스너 효과 없이 초전도 현상만 있는 것은 '완전도체' 내지 바일 금속이라고 한다. 마이스너 효과가 없으면 자기력을 이용한 기술에는 사용이 어렵다.

 

 

 

 

원래 과학자들은 극저온에서 전자들의 거동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세 의견으로 나뉘었는데, 다른 온도 대역처럼 어느 정도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 고체를 이루는 격자진동이 완전히 사라져 전기저항이 
0Ω이 될 것이라는 의견, 그리고 전자들이 얼어붙어 저항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아예 액화가 안 되는 물질들인건 아닐까? 라는 접근으로 영구기체라는 단어도 있었다.

 

 

 
왼쪽 – 카이랄 변칙과 차지 펌핑, 오른쪽 – 바일금속에서 자기장에 따른 전류-전압의 관계

 

 

1908년, 네덜란드의 과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는 액체 헬륨(4.2K)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에 오너스는 저온에서의 전자 거동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1911년에는 오너스는 여러 금속의 저항을 측정하던 중 4.19K 에서 수은의 전기저항이 극도로 낮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

 

 

굉장히 낮은 저항이어서 일반적인 4단자 측정법으로는 측정이 어려웠기에, 폐회로를 만들어 기전력이 없어도 전류가 계속 존재하게 하며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했다. 측정결과 저항을 0Ω으로 여겨도 될 정도'임이 밝혀졌다. 이후 수은 외에도 많은 종류의 물질이 초전도성을 가질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저항이 특정 낮은 온도에서 0이 되는 임계 온도를 발견한 것인데,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수은 의외의 금속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관찰했다.

 

 

 
4단자 측정법

 

문제는 임계 온도가 낮아도 너무 낮다는 것. 예컨데 액체 수소나 질소를 사용해 전기저항을 0으로 만드려면 영하 230~250도의 환경을 계속 유지해야 해 실제 사용하기에는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이상기체 방정식에 따라 임계 온도를 높이려면 기압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현대 기술로 수천~수만 파스칼이란 극압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극저온 환경 형성보다도 어렵다.

 

이에 세계 과학계는 지난 수십년간 좀 더 높은 온도에서의 초전도성을 구현하는 연구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 2019년에 수소화란타넘(LaH10)을 활용해 영하 23도로 임계 온도를 끌어올린 초전도체 연구가 나왔지만 역시나 문제는 대기압의 170만배에 달하는 기압이었다.

 

 

그러니 상온(대체로 20°C ~ 30°C 사이의 온도)과 상압(보통 대기압) 환경에서의 초전도성 물질이 '꿈의 물질'로 불리고, 이 물질이 발견된다면 '노벨상감'이라고 불릴 만하다.

 

인류는 핵융합발전 등으로 무한 전력을 누릴 수 있다. 초전도체는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모델 등 첨단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 초전도성 물질이 자기장을 밀어내 부상하는 이른바 마이스너 효과(반자성)란 성질을 이용한 초고속 자기부상 열차 등 혁신 교통 수단 제작도 가능하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21세기 최고의 발명이란 것에 반박할 과학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2. 초전도체가 되기 위한 조건

 

초전도라는 말 뜻대로 직류 전류저항 0Ω이 가장 큰 특성을 가리킨다. 단, 교류전류는 손실이 발생한다.

초전도 돔은 초전도 현상이 생기기 위한 조건을 설명한다.

- 온도가 임계 온도(Tc, critical temperature)보다 낮아야 한다.
- 자기장이 임계 자기장(Hc)보다 낮아야 한다.
- 전류 밀도가 임계 전류 밀도(Jc)보다 낮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 도핑레벨이나 압력 등 양자 페이즈 변이에 해당하는 파라미터들도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임계 성질들의 크기는 초전도체의 성분에 따라 달라진다. 초전도 돔의 크기가 클수록 좋은 초전도체다.

임계온도 바로 밑에서는 조금의 자기장이나 전류로도 쉽게 초전도 현상이 사라진다. 반대로 0K에 가까이 갈수록 비교적 강한 자기장이나 강한 전류에도 잘 버틴다. 따라서 고온초전도체는 고온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미도 있지만 단순히 바라봤을 때 낮은 온도에서 더 많은 전류를 흘려 보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반면 교류에선 손실이 발생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보통의 전력 기기는 교류 상태에서 작동하며, 초전도 선재에는 수송전류에 의한 자기자계의 시간적인 변화로 핀중심이 이동하고, 마찰저항으로 열손실인 전력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류손실은 구리와 같은 상전도체의 경우에 비해 1/1000 정도로 작은 양이지만 초전도체는 극저온의 액체질소나 헬륨과 같은 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양의 손실이라 할지라도 경제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이유는 열 손실로 인해 기화된 냉매를 다시 냉각하여 액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십배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초전도체라고 해도 도선의 기생 인덕턴스와 도선과 대지 사이의 기생 커패시턴스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므로 이로 인한 무효 전력 및 전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오너스의 첫 발견 이후 많은 물리학자의 노고 끝에, 1950년도에 초전도체에 관한 기본 이론이 일단은 확립됐다. 이게 "일단은"인 이유는, 후에 비금속성 초전도체의 발견으로 이론의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 발이며,견에 비해 이론이 이렇게 늦어진 이유는 양자역학의 개념이 도입되기 이전엔 설명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마이스너 효과의 발견

1933년,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츠 발터 마이스너(Fritz Walther Meißner, 1882 ~ 1974), 로버트 오쉔펠트가 주석과 납 시료에서 초전도체 내부로 자기장이 침투하지 못 하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발견했다. 다시 말하면, 물질이 초전도 상태로 전이되면서 물질의 내부에 침투해 있던 자기장이 외부로 밀려나는 현상이다. 즉 초전도 현상이 나타날 때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하면 초전도체가 이를 밀어낸다. 대표적으로 마이스너 효과를 이용한 자기부상열차를 예로 들 수 있다.

 

프리츠 발터 마이스너

 

전기저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초전도체를 완전도체(Perfect conductor)의 일종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둘은 명확히 구분되는 물질이다. 마이스너 효과는 초전도체에서만 관측할 수 있다. 전자기장을 매개하는 광자(photon)가 평소에는 질량이 없으나 초전도체 내부에서 자발적 대칭성 붕괴 (Spontaneous symmetry breaking)가 일어나서 전자들이 쿠퍼쌍을 이루면 광자가 질량을 갖는다. 입자 물리에서 이야기하는 힉스 메커니즘 때문이다. 사실 힉스 메커니즘이 초전도 연구에서 먼저 시작됐다. 

 

 

양자역학에 의한 BCS 이론의 등장

1957년, 미국의 물리학자 존 바딘(John Bardeen, 1908 ~ 1991), 리언 쿠퍼, 존 로버트 슈리퍼(John Robert Schrieffer, 1931 ~ 2019)가 초전도 현상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최초로 성공하여, 이들 연구자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BCS 이론'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쿠퍼쌍의 매개를 포논(phonon)으로 보았다. 1972년, 이들이 이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구 소련에서 1950년에 비타니 레자라비치 긴즈버그와 레프 란다우가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의 현상학적 모델을 제시했으며(긴즈버그-란다우 이론), 이와는 별개로 서방에서 1957년에 존 바딘, 레온 N. 쿠퍼, 존 R. 쉬리퍼가 BCS 이론을 창립, 위의 세 가지 현상을 전부 설명하게 된다.

 

그리고 이 후에 Lev. P. Gorkov가 BCS이론에서 약간의 조건을 도입하여 긴즈버그-란다우 이론을 유도하면서 두 이론이 동일한 현상에 대한 다른 설명인 것이 증명됐다. 초전도체에 관한 현재 유력한 설명은 BCS이론의 전자 커플링설이다.

 

이것이 메이저한 이유는 초전도체를 이동하는 양자의 전하를 q라고 했을 때, 실험을 통해 q=2e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를 "쿠퍼 쌍(Cooper pair)"이라고 부르며, 이 쌍은 같은 스핀의 전자 2개가 같이 이동하며 하나처럼 행동하는 1/2 + 1/2 = 1인 보존으로 행동해버린다.

 

쿠퍼쌍 이론

 

때문에 한 상태에 여러개가 저항없이 존재하기에 저항이 0Ω이라는 설명. 쿠퍼는 두 전자 사이에 포논에 의한 인력이 있다면 이 인력이 아무리 약하더라도 두 전자가 하나의 입자처럼 '묶여서' 행동한다고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것이 바로 쿠퍼 불안정성(cooper instability)이다.

 

하지만 전자가 커플링이 일어나는 방법에 대해 이론상으론 특정 상황을 만족하면 전자간 전기력이 인력일 수도 있긴 하지만 완전히 정설은 없다. 대표적으로 자기양자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오류라는 증명이 존재한다. 전자커플링 때문에 자기양자가 ℎ/2e 가 아니라는 것이다.

BCS이론은 type 1 초전도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제1초전도체의 현상을 완전히 설명한다. 하지만 type 2에는 맞아들어가지 않는다. 쿠퍼쌍(cooper pair)의 생성은 두 전자가 포논에 의해 묶여 있다고 이야기 하고있다. 이것이 BCS이론의 한 축인데 고온초전도체의 경우 이 쿠퍼쌍을 묶는 것이 포논이 아니라 다른 메커니즘(Spin Density Wave, Charge Density Wave, Orbital Ordering 등)에 의한 것이라 생각하고 연구중이다. 고온초전도체에서도 쿠퍼쌍은 존재하므로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두 전자가 묶여있다는 것이고 포논이 아닌 그 무언가를 찾고 있다.

 

 

3. LK99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과학자인 이석배와 김지훈 등이 arXiv를 통해 발표한 세계 최초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주장하는 물질이다. 'LK-99'라는 명칭은 제1발명자 이(Lee)석배와 제2발명자 김(Kim)지훈의 성에서, '99'는 이들이 연구를 시작한 '1999년'에서 각각 따온 것이라고 한다.

 

개발팀은 LK-99를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LK-99가 매우 강력한 반자성 성질을 띄고 있다고 썼으며, 큰 자석 위에 일부분이 공중에 떠 있는 LK-99 표본을 촬영한 영상도 같이 공개되었다

 

 

 

LK-99는 상온 초전도체로 추정되는 물질로, 겉으로 보기에는 회흑색을 띤다. LK-99는 납-인회석 구조에 소량의 구리가 도핑된 변형된 육방정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LK-99의 화학식은 Pb9Cu(PO4)6O으로, 순수한 납-인회석(Pb10(PO4)6O)과 비교하면 인회석 구조의 2번 위치의 1/4 가량이 Pb(II) 이온 대신 Cu(II) 이온으로 치환된 형태이다.

 

 

 

이석배 등의 연구팀은 논문에서 LK-99를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우선 산화 납(II)(PbO)과 황산 납(II)(Pb(SO4)) 분말을 1:1의 분자비로 혼합한 후 725 °C (1,000 K)의 온도에 24시간동안 구워 라나카이트를 제조한다. 논문의 본문에서는 공기 중에서 굽는다고 설명했으나, 논문의 그림에서는 진공 속에서 굽는다고 표기되어 있다. 때문에 정확한 제조 환경은 알 수 없다.

PbO + Pb(SO4) → Pb2(SO4)O
여기에 구리(Cu)와 인(P) 분말을 3:1의 분자비로 혼합한 후 진공 상태의 밀폐된 튜브 내에서 550 °C (820 K; 1,000 °F)의 온도에 48시간동안 구워 인화 구리(I)(Cu3P)를 제조한다.[8]

Cu + P → Cu3P
라나카이트와 인화구리 결정을 다시 분말 형태로 분쇄하여 진공 상태의 밀폐된 튜브 내에서 925 °C (1,200 K; 1,700 °F)의 온도에 5-20시간 동안 구워 LK-99를 제조한다.[8]

Pb2(SO4)O + Cu3P + O2 (g) → Pb10-xCux(PO4)6O + S (g), 여기서 (0.9 < x < 1.1)

 

연구팀은 LK-99가 상압 400 K (127 °C) 이하의 온도 환경에서 초전도체의 성질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3년 8월 1일 기준 LK-99는 아직까지 초전도 성질이 확인되지 않았다. LK-99의 합성과 초전도 현상의 확인은 동료평가를 거치거나 독립된 타 연구팀이 재현하지 못했다. 주류 과학계에서는 그 주장이 매우 특이한데 비해 발표 논문은 여러 오류와 기존 논문의 수치와의 너무 큰 차이 등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독립적인 여러 연구팀이 한국 연구팀의 발견을 재현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물질의 합성 과정 자체는 간단하기 때문에 2023년 8월 내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 LK99가 주목받는 이유

 

원래 초전도체 현상은 극저온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항이 0이 되거나 자기적 반발에 의한 부상 현상이 일어나서 마찰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상황이 될 수 있어서 매력적이지만, 극저온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만약 일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상온에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도록 물질이 만들어진다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이다.

 

이것이 상온 초전도체이고, LK99가 상온에서 초전도체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LK99가 초전도체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Pb2+ 이온(직경 133 pm로 측정) 중 일부가 Cu2+ 이온(직경 87 pm로 측정)으로 치환되면 부피가 0.48% 감소하면서 물질 내부로 향하는 내부응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 내부응력은 납(I)과 인화물([PO4]3−) 사이에 일종의 이종접합 양자 우물을 만들어내고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초전도 양자 우물(superconducting quantum well, SQW)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이석배 등의 연구진은 자성을 띄지 않는 구리시료에 LK-99를 화학기상증착을 이용해 적용하면 LK-99에 자기장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는데,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순수한 납-인회석(apatite)은 절연체지만, 연구진은 구리가 도핑된 납-인회석인 LK-99는 초전도체이며 임계점 이상의 온도에서는 금속이라고 주장한다.

상온 초전도체를 주장하는 논문은 2021년 김현탁 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BR-BCS 이론에 따른 초전도 원리를 설명했는데, 여기서 BR 이론은 윌리엄 F. 브릭먼(Brinkman)과 토마스 모리스 라이스(Rice)의 1970년 고전적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BCS 이론은 표준 바딘-쿠퍼-슈리퍼 이론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이 2021년 논문은 현재 인용횟수가 10회 미만이며 동료평가가 느슨하고 논란이 많았던 논문을 자주 실었던 오픈 액세스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되어 주류물리학계의 초전도 현상 설명과는 거리가 꽤 있다. 또한 이석배 등의 연구진은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다른 초전도 연구인 호르헤 E. 이르스크의 "홀 초전도" 이론도 같이 인용했다.

2023년 8월 1일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시네아드 그리핀이 밀도범함수 이론과 빈 Ab 이니티오 시뮬레이션 패키지(VASP)를 이용해 LK-99의 내부구조를 분석하는 출판 전 논문 프리프린트를 공개했다. 이 분석에서는 구리로 치환된 납-인회석이 고온 초전도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립 플랫 밴드 퍼텐셜을 생성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이와 유사하게, 다른 연구에서도 유사한 플랫 밴드를 발견해 LK-99가 모트 혹은 전하이동 절연체로 (초)전도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전자 혹은 진공 도핑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5. LK99에 대한 과학계의 의견

 

8월 4일 네이처지 인터넷판에 실린 이 기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의 등장에 많은 학자와 아마추어들이 재현하려 시도 중이지만 실험적·이론적으로 재현하려는 초기 노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연구자들은 심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도, 중국 연구진이 재현 실험을 통해 LK-99를 합성했지만 초전도성을 지녔다는 징후는 관찰하지 못했다.

중국 난징 국립동남대 연구진의 LK-99 재현 실험에선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마이스너 효과’가 없었다. 인도 국립물리연구소가 제조한 LK-99는 엑스선 회절 분석 결과 한국 연구진의 LK-99와 원자구조 패턴이 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이처는 “어떤 연구도 이 물질이 초전도성을 지닌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한국 연구진은 견해를 밝혀달라는 네이처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론적으로 LK-99를 검증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 역시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분석하는데 쓰이는 밀도범함수이론(DFT:density functional theory)으로 LK-99의 전자구조를 계산한 결과, 강자성이나 초전도성을 지닌 다른 물질들에서 보이는 전기적 특성을 지녔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LK-99 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 프린스턴대 소속 고체화학자 레슬리 스쿱은 “정확한 결정 구조를 알기 전까지는 어떤 DFT 결과도 믿을 수 없다”며 “LK-99가 초전도체에서 종종 발견되는 플랫밴드(flat band) 구조를 지녔다고 확인되더라도 그것이 상온 초전도체란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시네드 그리핀 박사는 지난달 31일 “LK-99에 플랫밴드 구조가 있을 것”이란 DFT 분석 결과를 내놨지만 이후 “내 보고서는 초전도성을 입증하거나 증거를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진위가 불분명한 초전도체 관련 영상이 온라인상에 넘쳐나고 있다고 네이처는 지적했다.

네이처는 “이전에도 상온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헤드라인을 장식해왔지만 이번 LK-99와 연관된 일반의 관심은 많은 과거 사례를 뛰어넘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네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의 응집물리물리학 전문가 이나 비쉬크는 “(LK-99에 대한)내 첫인상은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이른바 ‘미확인초전도물체(USO)’로 불리는 이런 것들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거의 매년 한건씩 규칙적으로 올라온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현재 시점에서 주의할 점은, 정식 게재 전에 논문을 공유하는 사이트인 arXiv에 게재된 논문들 통틀어 LK-99가 실제 상온 초전도체가 맞는다고 주장하는 논문은 없다는 사실이다. 제시된 시스템에서 초전도를 연구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만 따지는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관련된 평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초전도 연구에서 가장 초입단계의 계산결과만 제시되어 있어서 본격적인 강상관계 계산인 DMFT까지 돌입하지 않은 수준이다.

 

- 전하밀도파를 고려하지 않은 DFT계산은 열(온도)효과를 배제한 수준이라 지금 단계의 계산들은 상온초전도체 여부를 알 수 없다.

 

- LK-99의 플랫밴드를 확인했으며 이는 초전도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중국 선양국립재료과학연구소,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 LK-99의 결정구조를 파악했으며 기존 결정구조는 밴드 갭이 큰 절연체지만, 도핑을 통해 금속전이 및 부피수축을 초래한 것임을 밝혔다(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 만약 LK-99이 반자성이 있다면 초전도성도 있을 것이다(중국 시베이대학(NWU)

 

- LK-99가 상온 초전도체일지 모르겠으나 상온 초전도체를 만들 이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초기 DFT 계산결과 Flat Band 구조가 반금속(half-metal)로 나와서 추가적인 상황(CDW, correlation등)이 없다면 퀀텀에너지 측에 굉장히 불리한 결과도 포함되어 있다(미국 콜로라도대학)

 

-  근접결합근사(Tight binding approxiamtion)모델을 활용한 계산에 의하면 제시된 플랫밴드가 진짜 초전도를 야기할 수 있다(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 LK-99는 상자성 부도체 이지만 초전도체는 아니다(인도 국립물리연구소, 중국 베이징항공항천대학)

 

- 299K~326K에서 반자성 상전이가 있는데, 이는 LK-99 논문에서 제시된 것과 일치하며, 상온 상압에서 큰 부양 효과를 보였기에 LK-99을 성공적으로 재현했다. 전기적 특성에 대해서는 계속 실험을 진행할 예정(중국 화중과기대학)

 

- 실험실에서 합성된 LK-99 샘플이 110K(약 영하 160도)에서 저항이 0이 되는 것을 관찰했으나 마이스너 효과는 관찰하지 못했다. 이 실험은 LK-99가 초전도 현상을 일부 보였음을 의미하며, 다만 이는 상온상압 초전도라고 확실히 결론내기는 어렵다(중국 동난대학)

 

- 마이스너 효과와 다르며, 초전도체가 아닌 구리 등 물질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기선속고정(플럭스 피닝)과 다르다. 자석 위 특정 위치에 머무른 채 고정되야 하는데, 일부가 자석에 붙어 있고, 움직인 후 진동한다. 완벽한 샘플이 아니어서 일부만 부양한다는데, 자석-샘플 간 인력이 작용해 상대적 반발력으로 샘플이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 있단 의견이 있다. 임계온도 부근에서 금속의 온도-저항 그래프를 따르고, 자화율도 일반 초전도체는 0으로 돌아오는데 이 물질은 음의 수치를 보이며, 자화율 변화는 반자성만을 보여준다. 초전도체가 아니어도 반자성 물질은 많다. 현재 데이터로는 상온상압초전도체라고 입증하기에 부족하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장을 맡은 김창영 서울대학교 교수)

 

 

 

6. LK99는 혁신적인 초전도체 기술이 될 수 있는가?

 

상온·상압 초전도체 신물질 ‘LK-99’를 두고 국내외 학계·산업계 등에서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개발자인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자신의 연구 성과에 대해 한 달 내로 진위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4일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상황에 대해 “저희가 생각하기에 한 달 정도면 (사실 여부) 확인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K-99’의 레시피를 공개한 게 전 세계적으로 피어리뷰를 하는 것”이라며 “그 결과에 대한 리포팅이 (전 세계에서) 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 상황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 없이 “저희도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라며, 일각에서 알려진 연구진 내분에 대해서는 “(LK-99 검증) 대응 외에 다른 이야기는 자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홈페이지 내 삼성SDI·LG이노텍·포스코 등 파트너사 무단 도용 의혹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LK-99’에 대한 연구·검증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지난 5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활용한 박막 증착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박진호 에너지공대 부총장은 “한 달전쯤 LK-99 샘플을 제공받아 고성능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초전도체 여부는 물리학자들이 밝혀낼 문제이지만, 전기저항 낮은 물질이라면 에너지 분야에서 적용할 곳이 많아 테스트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그동안 과학계와 산업계에서 ‘꿈의 물질’로 불려 왔다. 전기저항이 완전히 사라지고 주변에 자기장을 밀쳐내는 성질을 가지기 때문이다. 전력 전송 시 열 손실을 ‘0’으로 만들어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송전할 때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모든 전기회로를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대체할 경우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다.

 

 

출처: 위키, 나무위키, 조선일보, 동아사이언스, 중앙일보, 뉴스핌

 

뜨리스땅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