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NVIDIA는 왜 Groq을 두려워했는가?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와 대화할 때, 우리는 AI가 마치 타자기로 글을 쓰듯 한 글자씩 답변을 생성하는 '타이핑 효과(typewriter effect)'에 익숙합니다. 답변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화면을 응시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프롬프트를 입력하자마자, 글자 단위가 아닌 완성된 텍스트 덩어리 전체가 눈앞에 즉시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약 2년전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Groq(그록)의 데모 영상이 바로 이 경험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는 이 압도적인 속도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AI 칩 시장의 지배자 NVIDIA GPU에 무서운 속도로 도전하는 Groq의 LPU(Language Processing Unit)때문입니다. 과연 LPU는 GPU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LPU라는 이름 자체가 언어 모델의 순차적(sequential) 특성에 최적화되었음을 암시하며, 이것이 바로 Groq의 경이로운 추론 속도의 첫 번째 단서입니다.
1. 모든 AI 칩이 마주한 거대한 벽: '메모리 병목 현상'
AI 칩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연산 속도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성능을 저해하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메모리 병목 현상(Memory Wall)'입니다. 특히 이 문제는 AI 추론 작업에서 GPU의 비효율성을 드러내는 핵심 원인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AI 알고리즘의 예측 가능한 데이터 흐름과 GPU 하드웨어의 예측 불가능한 작동 방식 사이의 근본적인 '부조화'에 있습니다. 이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AI 칩을 하나의 '생산 공장'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 GPU (비결정론적 생산 공장): GPU는 마치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혼잡한 '생산 작업장(production shop)'과 같습니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장인들(연산 코어)이 수없이 많지만, 부품(데이터)이 멀리 떨어진 창고(HBM 메모리)에서 불규칙하게 공급됩니다. 장인들은 부품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손을 놓는 시간이 수시로 발생하고, 이 '기다리는 시간'이 공장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지연 시간(latency)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현재 AI 시장을 지배하는 NVIDIA GPU가 바로 이와 같은 상황입니다. GPU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라는 대용량의 '외부 창고'를 사용합니다.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추론(inference) 작업 시, GPU의 연산 장치들은 HBM에서 데이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상당 시간을 허비합니다.

이처럼 AI 칩의 속도는 단순히 연산 능력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지체 없이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Groq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VIDIA와는 완전히 다른 공장을 설계했습니다.
2. Groq의 해법
2.1. 완벽하게 동기화된 조립 라인을 구축하다 (SRAM vs. HBM)
Groq는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HBM이라는 '외부 창고'를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대신, 칩 내부에 직접 SRAM이라는 용량은 작지만 고속으로 동작하는 메모리를 탑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 선택이 바로 Groq 아키텍처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첫 단추였습니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현재 Groq의 LPU가 14nm 공정 기술로 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NVIDIA의 최신 4nm H100 칩보다 3세대나 뒤처진 기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론 성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것은, Groq의 강점이 최첨단 제조 기술이 아닌 혁명적인 아키텍처 설계에 있음을 증명합니다.
다시 생산 공장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HBM을 사용하는 GPU가 '혼잡한 생산 작업장'이라면, SRAM을 사용하는 LPU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짜인 '자동화 조립 라인(assembly line)'과 같습니다. 모든 부품(데이터)이 컨베이어 벨트(온칩 네트워크)를 타고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작업자(연산 유닛) 앞에 도착합니다. 기다림이나 비효율이 전혀 없는 완벽한 생산 흐름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두 칩의 성능 특성을 극명하게 갈라놓습니다.
| 특징 | NVIDIA GPU (HBM 사용) | Groq LPU (SRAM 사용) |
| 위치 | 칩 외부 (External) | 칩 내부 (On-chip) |
| 속도 (대역폭) | 높음 (High) | 압도적으로 높음 (80 TB/s, HBM의 약 100배) |
| 용량 | 큼 (Large) | 작음 (Small, 칩당 약 230MB) |
| 비용 및 면적 | 상대적으로 저렴 | 매우 비싸고 칩 면적을 많이 차지함 |
SRAM의 '작은 용량과 높은 비용'은 언뜻 보기에 치명적인 단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Groq의 CEO 조나단 로스(Jonathan Ross)는 이것이 칩 단위가 아닌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SRAM은 D램(HBM의 기반)보다 비트당 3~4배 비쌀 수 있지만, 거대 언어 모델을 GPU 클러스터에서 추론하려면 모델의 복사본을 수백 개(예: 500개)의 서버에 걸쳐 D램에 저장해야 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500배 더 많은 총 메모리를 사용하는 셈이며, 시스템 전체의 메모리 비용은 오히려 GPU 쪽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Groq는 칩의 한계를 시스템 레벨의 혁신으로 극복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2.2. 모든 것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결정론적 아키텍처'
Groq의 진정한 '비밀 병기'는 바로 결정론적(Deterministic) 아키텍처에 있습니다. 이는 모든 데이터의 흐름과 연산 순서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컴파일러)가 사전에 100% 계획하고 통제하는 방식입니다.

다시 공장 비유로 그 차이를 명확히 해보겠습니다.
- NVIDIA GPU (비결정론적 방식)
- 혼란스러운 생산 작업장과 같습니다. 작업자(연산 코어)들은 부품(데이터)이 언제 도착할지, 어떤 순서로 올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정체(latency)가 수시로 발생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항상 여유를 두어야 합니다.
- Groq LPU (결정론적 방식)
- 완벽하게 동기화된 조립 라인과 같습니다. 컴파일러라는 공장 관리자가 모든 부품(데이터)의 이동 경로와 모든 작업(연산)의 시작 및 종료 시간을 나노초 단위까지 미리 계산해 완벽한 작업 시간표를 만듭니다. 어떠한 충돌이나 지연도 발생하지 않으며, 공장은 항상 100% 효율로 작동합니다.
이처럼 결정론적 설계 덕분에 Groq의 LPU는 캐시 미스(cache miss)나 예측 오류와 같은 비효율이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컴파일러의 통제 하에 완벽한 시간표대로 움직이며, 이것이 바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초고속 성능의 핵심 비결입니다.
이러한 예측 가능성은 Groq가 하드웨어 판매가 아닌, 성능을 보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됩니다.
2.3. 작은 칩들의 합창: 하나의 거대한 '메가 칩'처럼 움직이는 시스템
하나의 LPU 칩에는 고작 230MB의 SRAM만 탑재되므로, 수십, 수백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대용량 언어 모델을 담을 수 없습니다. Groq의 해결책은 간단하면서도 대담합니다. 바로 수백 개의 LPU 칩을 연결하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메가 칩(Mega Chip)'**처럼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Groq 시스템의 독창성이 드러납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GPU들을 연결하기 위해 별도의 고가 스위치 장비를 사용하지만, Groq는 다릅니다.
각 LPU 칩이 프로세서 역할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라우터(router) 역할까지 겸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컴파일러가 칩 내부의 데이터 흐름뿐만 아니라 칩과 칩 사이를 오가는 모든 데이터 이동까지 사전에 완벽하게 계획하고 통제한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시스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칩으로 보고, 수백 개 칩에 걸친 데이터 이동 경로와 타이밍을 나노초 단위로 스케줄링합니다. 덕분에 시스템 전체가 하나의 칩처럼 결정론적으로 작동하며, 수백 개의 칩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초고속 'AI 조립 라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3. NVIDIA vs. Groq: 범용성과 전문성, 서로 다른 길을 가는 두 거인
지금까지 살펴본 기술적 차이는 결국 두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과 AI 시장에서의 역할 차이로 이어집니다.
- 메모리 구조
- NVIDIA GPU: 외부 HBM을 사용하는 범용적 구조로,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한 모델 학습에 유리합니다.
- Groq LPU: 내부 SRAM에 집중하는 특화된 구조로, 메모리 접근 속도가 생명인 실시간 추론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작동 방식
- NVIDIA GPU: 하드웨어가 동적으로 자원을 관리하는 '비결정론적' 방식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집니다.
- Groq LPU: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완벽히 통제하는 '결정론적' 방식으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최고 속도를 보장합니다.
- 전력 효율성 및 공급망
- NVIDIA GPU: 전력 소모가 크며, HBM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주문 후 납품까지 2년 이상 소요될 수 있습니다.
- Groq LPU: 토큰당 에너지 소모(Joules per token)가 약 10배 더 효율적이며, HBM을 사용하지 않아 6개월이라는 짧은 납품 기간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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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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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q L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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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G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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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토큰 처리량 (Tokens/Se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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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으로 높음 (일부 데모에서 500+ tokens/sec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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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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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시간 (Lat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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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낮고 예측 가능 (결정론적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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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높고 변동성 있음 (비결정론적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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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효율성 (Joules/T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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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배 더 효율적 (HBM 접근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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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및 외부 통신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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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텐서 처리 시 대역폭 활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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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즉시 100%에 가깝게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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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 작업 시 비효율적이며 대역폭 활용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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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NVIDIA GPU: 범용성과 병렬 처리의 강자
NVIDIA GPU 아키텍처의 핵심은 수많은 코어를 활용한 대규모 병렬 처리 능력에 있습니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셋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AI 모델 훈련에 최적화된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연성은 '비결정론'이라는 특성을 동반합니다.
하드웨어가 캐시(Cache), HBM 등 여러 계층의 메모리와 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명령을 처리하기 때문에, 특정 작업이 언제, 얼마나 걸려 완료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외부 HBM에 의존하는 메모리 구조는 GPU의 강력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합니다.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병목 현상, 즉 '메모리 월(Memory Wall)' 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강력한 연산 코어들은 데이터가 외부 메모리(HBM)에서 칩으로 이동하기를 기다리며 유휴 상태(idle)에 놓이게 되고, 이는 실시간 응답성이 중요한 추론 작업에서 상당한 지연 시간(Latency)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이 됩니다.
최근 발표된 Blackwell 아키텍처 역시 이러한 근본 철학을 유지하는 '진화'의 산물입니다. GTC 2024 발표 이후 Groq가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Blackwell은 아키텍처의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여 기존 구조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훈련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전략이지만, 추론 시장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효율성 개선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3.2. Groq LPU: 결정론적 설계를 통한 추론 최적화
Groq의 LPU(Language Processing Unit) 아키텍처는 지난 20년간의 전통적인 프로세서 설계에 대한 급진적인 베팅을 상징합니다.
외부 HBM과 그로 인한 비결정성을 의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Groq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론 시장에서 절대적인 예측 가능성과 '메모리 월'의 완전한 제거가 전통적인 메모리 계층의 원시 용량보다 더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는 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른바 '소프트웨어 우선(software-first)' 접근법을 통해 하드웨어의 복잡성을 제거하고, 그 제어권을 소프트웨어인 컴파일러(Compiler)에 완전히 이양했습니다.
이는 하드웨어의 복잡성을 소프트웨어로 옮기는 철학적 전환이며, 사실상 '소프트웨어 정의 하드웨어(software-defined hardware)'를 구현한 것입니다. 컴파일러는 모델 실행에 필요한 모든 명령어와 데이터 이동을 사전에 계산하여, 나노초(nanosecond) 단위까지 정밀하게 제어된 실행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러한 결정론적 설계는 외부 HBM을 배제하고 프로세서 내부에 통합된 SRAM(Static Random Access Memory) 만을 사용하는 혁신적인 결단 덕분에 가능합니다. 이로써 데이터가 칩 외부로 나갔다 들어오는 과정이 원천적으로 사라져 '메모리 월'로 인한 지연 시간이 구조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LPU의 작동 방식은 GPU가 여러 작업 단위가 복잡하게 조율하며 작동하는 '생산 작업장(production shop)'인 것과 달리, 모든 것이 완벽하게 예측되고 순차적으로 처리되는 '토큰을 위한 조립 라인(assembly line for tokens)' 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토큰 데이터는 컨베이어 벨트 위의 부품처럼 각 처리 단계를 막힘없이 통과하며, 이것이 Groq가 압도적인 추론 속도를 달성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4. NVIDIA vs. Groq: 비즈니스 모델 및 시장 전략의 차이
NVIDIA와 Groq의 차이점은 기술 아키텍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시장 접근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 역시 각자의 아키텍처 철학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물입니다.

4.1. NVIDIA: 하드웨어 판매와 CUDA 생태계
잘 알다시피, NVIDIA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성능 하드웨어를 직접 판매하는 데 기반을 둡니다. 개별 GPU 칩부터 DGX 시스템, 그리고 Blackwell NVL72와 같은 완전한 랙(Rack) 단위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고객에게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하드웨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바로 CUDA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입니다. 하지만 Groq의 창립자 조나단 로스(Jonathan Ross)는 "CUDA 종속은 허상(bullshit)이다. 훈련 시장에서는 사실이지만, 추론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해왔습니다. CUDA가 훈련 시장에서는 난공불락의 '해자(moat)' 역할을 하지만, 추론 중심의 서비스 모델 앞에서는 그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통찰을 표출해왔습니다.
더욱이, NVIDIA의 아키텍처는 HBM 의존성으로 인한 심각한 공급망 취약점을 내포합니다. 로스의 지적에 따르면, NVIDIA는 HBM 공급을 위해 "2년 이상 전에 수표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급변하는 AI 시장에서 고객들의 민첩성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약점이자, 아키텍처적 선택이 낳은 전략적 리스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4.2. Groq: '칩' 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Groq는 칩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GroqCloud' 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LPU의 추론 성능을 API 형태로 제공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략을 구사해왔습니다. 이는 '칩을 판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성능을 서비스한다'는 혁신적인 모델로, NVIDIA의 CUDA 생태계와 하드웨어 판매 경쟁을 전략적으로 우회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 가치는 속도를 넘어 '공급망 민첩성' 에 있습니다. 로스에 따르면 이것이 하이퍼스케일러들에게 제시하는 최고의 가치 제안이라고 합니다.
그는 한 하이퍼스케일러의 인프라 책임자와의 미팅을 회상하며, "6개월의 리드 타임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는 대화를 멈추고 그 부분만 파고들었다. 그것이 그가 유일하게 신경 쓴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HBM이 없는 아키텍처 덕분에 NVIDIA의 2년 이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6개월의 공급 기간을 확보한 것입니다. 이처럼 Groq는 기술적 이점을 강력한 비즈니스 무기로 전환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미래 경쟁 구도 및 시장 전망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해 볼 때, AI 반도체 시장, 특히 추론 영역은 범용 솔루션과 특화 솔루션 간의 경쟁이 심화되며 시장 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새로운 기회의 창출을 의미합니다.
5.1. 추론 시장의 분화와 Groq의 기회
전체 AI 워크로드에서 추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훈련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모든 작업을 적당히 잘 처리하는 범용 GPU보다는 특정 작업(초저지연 추론)을 압도적으로 잘 처리하는 Groq LPU와 같은 특화된 하드웨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나단 로스는 "속도가 100밀리초 빨라질 때마다 전환율이 약 8%씩 상승한다"고 강조하며, 사용자들이 지연 시간에 만족할 것이라는 생각은 "100% 틀렸다"고 일축합니다. 극심한 컴퓨팅 자원 부족 현상과 결합된 이러한 초저지연 성능에 대한 폭발적 수요는, 공급망 민첩성과 압도적인 속도를 겸비한 Groq에게 전례 없는 시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5.2. NVIDIA의 대응 전략과 과제
NVIDIA는 의심할 여지 없이 AI 시장의 절대 강자입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추론 시장에서 NVIDIA의 GPU 아키텍처가 가진 근본적인 비효율성은 분명한 과제입니다.
며칠전 다시 한번 놀라운 뉴스가 들려왔습니다. NVIDA가 Groq을 200억 달러($20 Billion)을 주고 샀다는 뉴스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표면적으로 인수는 아닙니다. 기술에 대한 독점적 라이센스와 핵심 인력들을 영입하되 Groq이라는 회사는 그대로 놔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반독점법에 의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이며, 실상은 M&A나 다름 없습니다.

이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 존재 자체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이는 시장의 지배자인 NVIDIA 스스로가 Groq의 결정론적 아키텍처가 미래 추론 시장에서 가질 파괴력을 인정하고, 자사의 약점을 보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5.3. 종합 결론: 공존 혹은 대체?
결론적으로, Groq는 NVIDIA를 전면적으로 대체하는 'NVIDIA 킬러'가 아닙다.
그보다는 NVIDIA의 범용 아키텍처가 비효율을 보이는 특정 고가치 시장, 즉 초저지연 실시간 추론이라는 틈새를 정밀하게 공략하는 특화된 경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NVIDIA는 칩을 판매하는 하드웨어 기업인 반면, Groq는 자신들이 만든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초고속 추론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입니다. 그들은 칩을 팔지 않고, 자신들의 인프라를 통해 '실시간 AI'라는 새로운 가치를 판매합니다.

따라서 두 회사의 관계는 단기적으로 '대체'가 아닌 '경쟁을 통한 공존' 의 형태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Groq의 등장은 AI 추론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NVIDIA에게도 자사의 추론 아키텍처를 더욱 발전시키도록 압박하는 긍정적인 자극제로 작용할 것입니다.
훈련 시장은 NVIDIA가, 초고속 추론 시장은 Groq와 같은 특화 플레이어들이 주도하며, 전체 AI 반도체 생태계는 더욱 다양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 Jonathan Ross (CEO of Groq), Igor Arsovski(CTO of Groq), Abhinav Upadhyay, WPN, 안될공학
뜨리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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