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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핵무기보다 무서운 달러? - part 1

by 뜨리스땅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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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국의 고위 관리가 우리나라에 와서 중국의 미사일 발사시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핵무기가 탑재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미국은 진짜 핵무기 뿐 아니라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무기인 달러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뉴스24의 김상도 기자님이 쓴 글을 모아 봤습니다.

 

 

1. 달러 기축통화 네트워크 통한 세계 지배로 금융제국주의 실현

 

미국이 중국을 달러 네트워크에서 축출시킨다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불구가 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는 붕괴 위기에 빠질 것이다.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에 깊숙이 통합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국의 ‘핵 옵션’(Nuclear Option)은 미국 경제도 같이 붕괴시키는 자살 폭탄이어서 선택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핵 옵션은 미국의 달러 시스템이 갖고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상상케 하는 것이다.

 

과거의 영토 제국주의(Territorial Imperialism)는 군대를 파견해 일정한 지역이나 국가를 지배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현대는 네트워크 제국주의(Network Imperialism) 시대다. 직접 지배 대상을 물리력으로 통제하지 않고, 네트워크로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한 네트워크 제국주의를 가능케 하는 것이 1944년 브레튼 우즈 협정으로 구축된 달러 통화 시스템이다. 따라서 현재 네트워크 제국주의는 미국만이 가능하다. 미중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중국이 속절없이 당하는 것도 달러 네트워크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국가안전법을 통과 시키자, 미국은 지난 7월 미국은 홍콩 자치법을 제정했다. 홍콩의 기관, 인물 등을 제재하기 위한 이 법에 따르면 제재 대상 기관 및 인물은 최대 10 가지의 규제를 받게 된다.

 

규제 리스트에 오른 은행은 미국이 관할하는 어떠한 은행과도 외환 거래가 금지된다. 또 미국이 관할하는 어떠한 금융기관과도 지불 행위, 채권 이전, 대출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리고 규제 대상 은행의 자산이나 부채에 미국의 투자를 금지한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7일 홍콩 자치권을 훼손한 책임이 있다며 중국과 홍콩의 고위 관리 11명에 대해 무더기로 금융 제재를 가했다. 제재 대상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측근인 샤바오룽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들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각종 금융거래에서 제재를 받게 된다.

 

세계 금융시장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의 속성 때문에 미국 이외 국가의 국제은행들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달러 표시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홍콩 제재 요구에 순순히 따라야 할 것이다.

 

미국이 그러한 제재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천은 달러 표시 거래가 궁극적으로 미국의 Chips(칩스 : Clearing House Interbank Payments System)를 통해 결제되기 때문이다. 칩스는 미국의 국내 및 국외 달러 거래를 위한 기본적인 결제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에는 47개 금융 기관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참가 기관 중에는 중국 5대 은행 중 2개가 들어 있는데, 중국은행과 교통은행이다. 이들은 이 네트워크에서 축출당하지 않으려면 미국의 규제 프로그램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의 압력으로 인해 외국 은행들은 중국 은행들을 대신해서 처리하는 달러 표시 거래를 중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달러 표시 이외의 거래를 거절할 수도 있는데, 블랙리스트에 오른 은행이나 인물들과의 연관으로 인해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위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또 다른 강력한 장치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스위프트(SWIFT) 네트워크다. 스위프트는 전 세계의 1만1천 개의 은행과 기업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인데, 금융 거래 내용을 공개하는 기능을 한다. 25명의 이사진 가운데 미국은 의장을 포함 3명이 들어가 있는 반면, 중국은 1명 뿐이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테러리스트의 자금줄을 조이기 위한 노력으로 스위프트의 금융 거래 정보의 접근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스위프트를 이용해 이란과 북한 은행들의 거래 내용을 들여다 보고, 이들 국가들이 외국과 벌이는 금융 거래를 봉쇄했다.

 

미국은 적어도 당분간 중국과의 금융 거래를 유지하면서 중국 은행들이 칩스와 스위프트를 이용해 미국 제품과 용역을 결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과 중국 간의 상호의존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 기업들은 직접 투자와 합작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오늘날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은 연간 6천억 달러의 매출에 4백억 달러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국익을 고려해 중국의 내부 결제 시스템인 Safe(국가외환관리국 : State Administration of Foreign Exchange)가 해외 은행들과 계속 거래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외환관리국의 해외 거래를 막을 경우 중국은 1조8백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재무부 증권을 팔아치울 것이고, 그 결과 국제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붕괴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이 옵션을 검토했을 것인데, 그럴 경우 중국에 타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국제금융시스템을 혼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 미국의 징벌적 외교정책은 달러 결제 통제라는 도구로 달성된다

 

달러가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은 미국의 각종 규제법과 합체할 때이다.

미국은 징벌적 대외 정책의 수행을 위해 수많은 제재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제재법을 위반하는 외국 국가·기업·개인에게 달러 시스템을 통한 징벌을 과한다.

 

지난 2015년 5월 1일 미국 법무부는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프랑스의 BNP 파리바 SA에 89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란·쿠바·수단에 대한 제재법을 어긴 BNP 파리바 은행은 결국 89억 달러의 벌금을 물고, 1년 동안 달러 결제가 중단되는 제재를 받았다.

HSBC 홀딩스·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코메르츠방크·클리어스트림 뱅킹 등도 비슷한 이유로 막대한 벌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알루미늄 회사인 유나이티드 루살이 달러를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결과는 파괴적이었다. 하루아침에 루살은 많은 회사들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됐으며 서구의 결제 은행들도 부채 결제를 거부했다. 이 회사의 채권과 주식은 폭락했고, 비록 제품의 14%만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었다.

 

중국 전자회사인 ZTE는 지난 2017년 3월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11억9천만 달러의 벌금을 미국에 지불하기로 하고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부품들을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 경우는 회사의 소재지나 영업 지역의 법을 어긴 것이 아니었는데, 미국의 제재법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서 국제적인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위협을 느낀 미국은 국제 경제적·지정학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달러를 무기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전 세계 GDP의 20% 정도만 생산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국제 준비 통화와 결제는 달러가 맡고 있다.

 

이것은 1944년의 브레튼 우즈 협정의 결과인데,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본위 제도는 폐지했다. 그 결과 미국 달러는 자유롭게 통화 공급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막강한 슈퍼 달러로 변신했다.

 

지난 1965년 프랑스 재부장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의 지적처럼 달러는 ‘지나친 특권’을 누리게 됐다. 달러 덕분에 미국은 무역 적자나 경상 적자를 손쉽게 메울 수 있다. 재정 불균형의 위험으로부터도 보호를 받는데,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적 완화 같은 미국의 통화정책으로 인해 달러는 경쟁적 위치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마법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달러의 폭발력은 제재 프로그램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국제긴급경제권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적대국무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애국법(Patriot Act) 등은 달러 결제 흐름을 무기화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그리고 스위프트(SWIFT :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시스템과 결합하면 세계 경제 활동에 대해 전례 없는 통제력을 갖추게 된다. 스위프트는 국제금융거래 내역을 통보하는 시스템인데,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이후 테러리스트의 자금을 추적한다는 목적으로 스위프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를 들여야 보고 있다. 하루에 3천만 건 이상의 금융거래가 통보된다.

 

달러 폭발력의 뇌관은 칩스(CHIPS : Clearing House Interbank Payment System)이다. 칩스는 하루 1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 결제를 관리한다. 미국은 이 시스템을 통해 결제를 거부할 수 있다. 결제를 거부 당한 개인·기업·국가는 고립돼 재정적으로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구촌의 개인과 기업은 미국의 순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국 미국의 대외 정책을 위한 근거법을 마련한 후, 이 법을 어기는 개인·기업·국가를 스위프트로 감시하고,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칩스를 통해 제재하는 방식이다.

 

제재 대상은 개인·기업·정권·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2차 제재는 외국 기업, 금융기관, 개인 등이 규제 대상인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미국 은행이나 미국 지불 시스템을 통한 결제는 미국이 제재 대상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내 자산에 대해 징벌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벌칙은 범죄적 처벌과 민간적 처벌을 모두 포함한다. 범죄적 처벌은 20년의 징역과 1백만 달러까지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민간적 처벌은 29만5천 달러 이상의 벌금이다. 미국 정부 재무부 산하 조직인 OFAC(해외자산통제국 : Office of Foreign Asset Control)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한다.

 

게다가 미국 법무부와 미국의 개인 변호사 사무실도 제재 위반에 대해 형사 소추할 수 있는데, OFAC와 협력해서 하거나 독자적으로 한다.

 

출처: 아이뉴스24

 

뜨리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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