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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반도체 기술 탐구: 사라지는 PC와 모바일의 경계, ARM

by 뜨리스땅 202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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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RM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ARM 코어의 빠른 발전과 성공은 독특한 사업 모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RM은 칩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칩의 설계 솔루션을 다른 회사에게 판매(라이선스)해 그들이 직접 제조하도록 한다. 칩을 제조하는데 걸리는 양산 기간을 절약하고, 이 시간을 전부 ARM 코어의 발전에 쏟아붓는 것이다. 1991년에 설립된 ARM은 초창기에만 해도 칩을 제조하고 판매했지만, 제조 공정이 출중하지 않아 판매량이 좋지 않았으며, 운영 자금 압박으로 인해 사업 모델을 현재와 같은 
형태로 바꾸는 의사결정을 단행했다.

 

 

ARM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시기는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성장한 2010년대에 진입하면서부터다. 그 이전에도 피쳐폰, MP3, PMP와 같은 여러 기기에 ARM 기술이 활용되었는데, 스마트폰이 이런 기능들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ARM 코어는 일대변혁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ARMv6 명령어셋이 적용된 ARM11 이후에는 ARMv7 명령어셋이 적용된 Cortex 시리즈가 등장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AP용 코어의 발전이 시작됐다.

 

동사는 팹리스 회사들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ARM 코어의 내장된 하드웨어에 대한 설명과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컴파일러, 디버거, SDK)를 제공하며, 여기에 포함된 ARM CPU 칩의 판매 라이선스도 제공한다. 또한, 고객들에게 ARM 코어의 회로도를 제공하여 가상 모델과 테스트 모드를 통해 설계를 돕기도 한다. 이 방식은 설계자들이 회로도를 변경하지 않고 설계 목표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해준다. ARM 아키텍처를 라이선스 받은 회사는 이를 다시 라이선스 할 수 없지만, 어떤 칩이건 만들어 팔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먼저 설계된 ARM 코어라는 밑바탕에 팹리스 회사들이 필요한 기능들을 추가해 목표로 하는 칩을 설계할 수 있으므로 고객들 입장에서는 개발 기간이 단축되고, 비용 효율적으로 칩을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성능이 고성능화됨에 따라 이 라이선스 비용도 비례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설계 기술을 갖추지 않은 팹리스의 경우 라이선스 비용은 2~3배 정도 더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칩 판매 물량이 많다면 단위 판매량 당 라이선스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칩 가격을 낮출 수 있다.

 

 

ARM 라이선스 가격은 개별 고객 간에 기밀 유지 계약이 포함되어 있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하나의 칩을 설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ARM 코어 라이선스 비용이 2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여기에 아키텍처를 최적화(커스텀화)하는 조건이 추가되면 천만 달러 이상까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2000년대 MP3 코덱칩을 개발하던 중소형 팹리스 기업들이 스마트폰용 AP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현재 AP 업계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팹리스 업체들로 재편되었다. 

 

 

2. ARM 코어의 빠른 발전 

 

2010년대 들어 ARM 코어의 발전 속도는 정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코어 설계, AP 설계, 칩 생산이 완전 분업화되어 있어 매년 각 분야별 최고의 기술이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ARM 기반의 AP 성능은 PC CPU와 비교할 수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경에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까지 쫓아왔다는 느낌이 들더니 2020년 드디어 엇비슷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불과 4년 만에 성능이 2.5배 개선된 것이다. 반면 x86 계열의 CPU는 무어의 법칙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고 말았다. 

 

 

AP 업계 1위인 퀄컴은 원래 ARM이 제공하는 아키텍처를 커스텀화하는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자기들만의 코어 네임을 써왔다. Scorpion, Kyro, Krait 등이 퀄컴이 제시한 코어 네임의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2017년 발표한 스냅드래곤 835부터는 ARM의 Cortex A73과 A53을 세미 커스텀화하여 ARM이 제공하는 아키텍처를 거의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동사의 커스텀 아키텍처가 ARM의 기본 아키텍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2015년부터 야심차게 커스텀 아키텍처로 개발 중이던 몽구스(Mongoose) 프로젝트는 결국 2019년에 중단됐다. 커스텀화의 효율성이 ARM이 제공하는 기본 아키텍처를 따라가지 못했던 탓이다. 

 

 

반면, 애플은 여전히 커스텀 아키텍처를 활용해 AP를 개발 중에 있다. 퀄컴, 삼성전자도 포기한 일을 애플이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데, 애플은 CPU 코어 성능보다 GPU 성능을 극대화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 AP에 최적화된 자체 OS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낮은 AP의 코어 성능을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그런 자신감이 이번 M1 칩에도 반영됐다. ARM 기반의 CPU 설계 능력과 그성능이 x86 CPU 대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맥북 프로 중 고가 라인업인 16인치는 그대로 인텔 CPU를 적용하고, 13인치 모델에만 M1 칩을 적용한 걸 보면 13인치 모델에서는 소비자들이 휴대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할 것임을 고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애플의 그런 자신감이 이번 M1 칩에도 반영됐다. ARM 기반의 CPU 설계 능력과 그성능이 x86 CPU 대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맥북 프로 중 고가 라인업인 16인치는 그대로 인텔 CPU를 적용하고, 13인치 모델에만 M1 칩을 적용한 걸 보면 13인치 모델에서는 소비자들이 휴대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할 것임을 고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또한, 애플은 여전히 13인치 맥북 프로 모델에서 인텔 CPU를 적용한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충분히 선택권을 제공하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가격만 놓고 보면 동일사양 기준 M1 맥북 프로가 100달러 더 저렴하다. 사실 더 싸게 공급할 여지도 충분히있다. M1 칩 가격은 50달러로 추정되는 반면, 인텔 i5 쿼드코어 CPU 가격은 250달러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00달러나 차이가 있지만, 애플은 소비자가에 100달러만 반영한 셈이다.

 

 

3. Mobile First 시대, 이제 스마트폰의 경험이 PC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지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PC가 필요한 이유는 업무적인 생산성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제품군들이 윈도우 OS 상에서만 원활하게 동작하다 보니 인텔과 윈도우의 조합은 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MZ 세대에게는 PC가 필수적이라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스마트폰만큼 직관적이지 않은 PC의 오래된 UX는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프로세서가 ARM 계열로 변화함에 따라 OS 변화도 마땅히 뒤따를 것이고, 나아가 스마트폰 OS와 PC OS 간의 통합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번 M1 맥북 프로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새로운 OS 환경에서 기존 PC용 어플리케이션들이 원활하게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이 Native 앱으로 제공하지 않는 것들은 로제타2라는 에뮬레이터를 통해 동작시켜야 하는데, 아무래도 한번의 “번역”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이 실행되는 것이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고, 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개선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한다. M1 맥북프로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어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은 이에 맞춰 Native 앱을 개발해 제공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Mac용 오피스를 제공하지 않고, 오피스를 쓰려면 MS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받고 업데이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결국 2019년 초 Mac용 오피스365를 앱스토어에 출시했고, 지금은 Mac 사용자들이 전혀 불편함 없이 오피스 제품들을 사용 중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오피스를 구독 방식으로 과금하기 시작하면서 굳이 Mac 사용자들을 배제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노트북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는 기종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트북에 스마트폰, 태블릿PC와 비슷한 UX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터치스크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노트북의 폼팩터 역시 전통적인 클램쉘 타입에서 360도 힌지를 활용한 태블릿PC 형식도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의 경험이 PC에 접목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CPU, 폼팩터와 같은 하드웨어 변화와 OS, UX와 같은 소프트웨어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게 되면서 이제 PC, 태블릿PC, 스마트폰이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판매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도 훨씬 더 수월한 개발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의 M1 맥북 프로 출시가 PC 업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애플은 오랫동안 맥북과 아이패드를 하나로 묶고, 프로세서를 ARM 계열로 통일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금까지 애플은 비싸더라도 디자인이 예쁜 PC를 개발해 왔다면, 이제는 원가도 낮출 수 있는 무기까지 손에 쥐었다. 초고사양 PC 시장까지 ARM 계열로 바꾸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당장 기성 PC 제조사들에게는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애플은 마음만 먹으면 맥북 가격을 낮춰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고, 고가 정책을 유지한 채로 고마진을 챙겨갈 수도 있다. 기성 PC 제조사들은 인텔, AMD, 퀄컴과 같은 칩 업체들이 M1과 유사한 칩을 개발해 주고, 마이크로소프트나 안드로이드 같은 OS 기업이 이에 걸맞은 OS를 개발해 주길 바라야 한다. M1과 유사한 칩 개발은 1~2년 내에 가능할 수 있지만, OS는 단숨에 만들어지기 어렵고 칩 업체와의 유기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대안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그렇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장기적인 OS 점유율 하락도 걱정해야 할 것이다.

 

 

to-be continued..

 

출처: 한화투자증권, 인텔, 애플, 삼성전자, Wikichip, Tech insight, ARM, softbank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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