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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반도체 기술 탐구: AMD와 Intel의 전쟁

by 뜨리스땅 2021.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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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MD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이유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았던 AMD가 기사회생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칩 생산을 분리 매각하고 설계에만 올인했기 때문이다. 본인들은 CPU/GPU 설계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현재의 AMD로 거듭날 수 있었다.

 

AMD는 2000년대 기나긴 적자에 시달리며, 칩 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동사는 결국 실리콘 웨이퍼 생산 부문을 분사해 중동 국부펀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으로 설립된 것이 바로 글로벌파운드리(이하 GF)이다. GF는 2011년 IBM, 삼성전자와 함께 공통 플랫폼 연합(Common Platform Alliance)을 결성해 32나노, 28나노, 20나노 공정을 개발했고, 주요 고객사는 AMD였다. 

 

하지만, GF는 14나노 공정 개발부터 난항을 겪기 시작했고, 결국 2014년 삼성전자로부터 14나노 공정 기술을 라이선스 
받았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당시 인텔도 동일하게 14나노로 CPU를 양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AMD가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GF는 10나노 공정까지 포기해 가면서 7나노 공정을 개발했지만, 2018년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다행히도 AMD는 그 이전부터 GF가 7나노 공정 개발에 실패할 것을 대비해 TSMC와 협업을 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GF의 7나노 개발 포기와 동시에 AMD는 TSMC 7나노 공정에서 베가(Vega) GPU를 생산하기로 발표한 것을 보면 그렇다. 

 

 

AMD가 본격적으로 인텔을 추격하기 시작한 때는 2020년부터다. TSMC의 7나노 공정을 적용한 첫 CPU 제품은 2019년 Ryzen ZEN2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성능적인 측면에서 인텔을 뛰어넘지 못했다. 2020년 10월 AMD가 ZEN3를 발표하는 순간 돌풍이 시작됐다. 동일한 조건에서 게이밍 성능이 인텔과 비슷하거나 더 좋았고, Ryzen의 고질병이었던 메모리 레이턴시가 큰 폭으로 줄어든 점도 눈에 띄었다. 출시 초기 공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날 만큼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벤치마킹 데이터에서도 AMD CPU가 인텔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AMD의 싱글코어 결과값이 인텔을 뛰어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노트북용과 데스크탑용 CPU 모두 훌륭한 결과를 보여줬고, 가격은 동일 사양의 인텔 제품과 유사했다. 급기야 최근 11세대 신제품을 출시한 인텔은 AMD보다 낮은 CPU 가격을 제시할 정도로 AMD를 견제하고 있다.

 

 

 

 

2. 인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어

 

2019년 AMD가 7나노 공정 기반의 Ryzen ZEN2 CPU를 출시한 이후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기 시작했다. 2020년 Computing & Graphics 부문 매출액은 64억 달러로 2018년 대비 56%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11.4%에서 19.7%로 크게 개선됐다. 반면, 인텔의 Client Computing Group 매출액은 2018년 370억 달러에서 2020년 401억 달러로 8% 성장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PC 시장이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AMD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판단된다.

 

 

인텔은 현재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지금의 인텔은 과거 PC 시장을 호령하던 인텔이 아니다. 워낙 오랜 기간 거의 독점하다시피 시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실적이 당장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다가는 10년 전의 AMD처럼 순식간에 어려워질 수도 있다. CPU 시장의 성격상 승자독식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텔은 2014년부터 14나노 공정을 도입한 이후 2020년 10나노 공정을 도입하기까지 6년이나 같은 공정을 활용해 CPU를 생산해왔다. 10나노 공정 양산은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2년 이상 지연된 것이다. 이마저도 10나노 공정은 PC용만 양산 중이고, 서버용은 올해 2분기 예정이다. 현재 시점 AMD는 7나노 공정을 활용한 지 2년째로 접어들고 있고, 애플은 M1 칩을 5나노 공정에서 양산하고 있다. 

 

 

생산 공정 격차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까지 벌어진 것이다. 제 아무리 인텔의 CPU 설계 능력이 업계 최고라고 인정
해줘도 공정 격차 때문에 나타나는 전성비(전력소모 대비 성능비)는 쉽게 따라잡을 수가 없다.

 

동사가 앞으로 자체 생산 비중을 줄이고, 외부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이른바 “팹라이트(Fab Lite)” 전략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전격적으로 인텔 CEO가 교체됐다. 기존 밥 스완 CEO는 선임된 지 1년 만에 물러나고, 새로운 CEO 팻 겔싱어가 새로 부임했다. 겔싱어 CEO는 과거 인텔에 30여 년간 몸담으면서 CTO까지 올랐다가 퇴사한 인물이다. 밥 스완이 CFO 출신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사회가 지금 필요한 것은 재무 전문가가 아니라 기술 전략가라는 점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된다.

 

 

 

3. 인텔의 마진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 

 

최근 인텔의 CPU 시장 점유율 하락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Passmark에 따르면, AMD와 인텔의 시장 점유율이 이번 1분기를 기준 20%p 차이까지 좁혀졌다. 심지어 데스크탑 PC만 보면 점유율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회사가 집계하는 시장 점유율 기준은 PC 판매량 기반이 아니라 Passmark 소프트웨어를 가진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시간으로 표시된다. 인텔 PC 사용자라고 해도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지 않으면 집계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래도 AMD PC 사용자들이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 소프트웨어 사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추세적으로 AMD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최근 애플마저 인텔로부터 CPU 독립을 시도하고 있고, 이 때문에 다른 PC 제조사들도 중장기적으로 비슷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텔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텔이 본격적으로 팹라이트 전략으로 선회할 경우 제품 경쟁력을 회복할 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누려왔던 높은 마진은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팹리스 업체들의 사례를 보면, 파운드리 비용 탓에 고마진을 얻기 어려웠던 것을 알 수 있다. 퀄컴은 스마트폰 AP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임에도 불구하고, 칩 사업의 마진이 2010년 이래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던 2010년대 초반에도 매출은 성장하는 반면, 이익률은 감소하는 경험을 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과 함께 AP 시장 경쟁 강도가 상승했고, 파운드리 기업들은 거의 매년 공정 전환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다 보니 팹 비용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익률이 급격히 개선된 것은 5G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디어텍 등 경쟁자들이 본궤도에 오르면 현재의 높은 마진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인텔 역시 본인들이 팹라이트 전략을 취했을 때 어떤 결과를 마주할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to-be continued...

 

출처: 한화투자증권, 퀄컴, 글로벌파운드리, AMD, 인텔, Geekbench, Passmark, IC insight, CPU monkey, Bloomberg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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