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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화학, 철강, 중공업

방산 산업 탐구: 말보다 힘이 앞서는 시대

by 뜨리스땅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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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화의 비용, 서방을 덮치다

 

냉전 종식 이후, WTO 체제를 필두로 자유무역이 가속화되며 각 국가는 글로벌 가치 사슬(Global Value Chain; GVC) 내에서 특화된 역할을 담당했다. 해당 체 제 아래 러시아·중동·남미는 자원 부국으로서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을 담당하는 가운데, 동아시아는 세계의 제조기지로 우뚝 섰고, 미국은 달러 패권을 바탕으로 끝없는 소비시장을 제공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상호 협력 하에 평화로운 성장을 담보할 것 같던 세계화는 서방 세계에 점차 그 부작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 중산층의 일터인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됨에 따 라 양극화가 심화했으며,2. 한계를 드러낸 비군사적 대응

 

2) 단순한 노동력 또는 자원 중심 경제로 인식됐던 중국과 러시아가 확대된 영향력으로 서방의 패권에 균열을 일으켰고,

 

3) 경제권 간 의존도가 높아지며 타국의 정책 변화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Niall Ferguson 스탠 포드대 교수는 이를 두고 “세계화의 정치적 비용이 그 경제적 이익을 초과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2. 한계를 드러낸 비군사적 대응

 

서방에게 단순한 제조기지로 치부됐던 중국은 무역흑자로 누적된 국부를 바탕으로 서방의 전유물이었던 첨단산업 역량을 점차 축적했고, 더 나아가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했다. 미국은 자신의 영역을 위협받자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화웨이 제재 등 각종 대응 조치를 시행했다

 

러시아는 경제 규모(2021년 기준 GDP: 세계 11위) 면에서 서방에 부족하지만 세계 2위의 군사력으로 구소련권 내 영향력 확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을 시작으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이에 서방은 G8에서의 퇴출, SWIFT 결제망 차단, 러시아산 원유/천연 가스 수입 제한 등 각종 경제 제재에 합의했다.

 

 

한편 서방이 상술한 조치들로 자국 내 충격을 최소화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굴복 시켰는지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산 원유 수출 규제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은 탈탄소 과도기에 대규모 에너지 대란을 경험하며 높은 경제적 비용을 지불했다. 서방은 상호 협력을 통해 경제성장의 결실을 맛봤지만 긴장의 시기에 그것이 족쇄로 돌아올 수 있음을 간과했다.

 

 

 

 

 

3. 다시 찾아온 군비증강 트렌드

 

 

현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서방이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경제적 조치만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군사적 해법으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군사적 해법이 다음 선택지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양 세력 모두 핵 전력을 보유한 군사 대국으로서 상호확증파괴를 의식해 전면전 가능성은 작을 것이다. 그럼에도 강력한 군사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국에 억제력과 협상력을 갖는다. 상대국에 그들의 전략 목표 달성에는 큰 비용이 따를 것임을 주지시켜 위협 행위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효한 억제력을 갖추려면 상대가 위협을 느낄만한 군사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각국은 2022년에 군비증강 안을 쏟아냈다. 냉전 종식 이후 30년간 유지된 질서가 바뀌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됐다.

 

 

 

4. 모두가 눈독 들이는 시장

 

각국이 대대적인 군비증강에 나섰지만 방위산업 공급망은 그간의 군축 여파로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인원 부족 및 생산 중단으로 무기 체계의 인도 시기는 지연되고 가격은 치솟는 가운데, 무기 개발과 생산을 계속해오던 한국 업체는 최적의 대안이었다.

 

 

방위산업의 밝은 전망은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cKinsey & Company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NATO의 국방비 지출이 2021년 2,960억유로에서 2026년 4,530억~4,880억유로(연평균 성장률: 9~11%)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방산업체가 미비했던 분야를 보완해 급증하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는 만큼 한국 방산업체의 경쟁 상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종합 군사 기술력은 세계 9위로 평가된다. 미국이 전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이 그 뒤를 잇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한국이 첨단 무기 개발을 시작하며 기술 선도국의 영역에 도전함에 따라 가장 가까운 목표는 유럽 업체가 될 수밖에 없다.

 

유럽과 중동 지역은 높은 구매력을 가져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가 가능한 시장이다. 또한, 국제 관계상 미국산 무기를 구입할 수 없어 대안을 찾는 수요도 존재 해 미국 외 국가의 방산업체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지역이다. 유럽 업체는 해당 지역에 높은 기술력 이외에도 각각 홈그라운드 이점과 누적된 수출 이력이라는 우위를 갖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만날 유럽 업체의 벽은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독일 업체에는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수출시장은 경쟁력을 전제로 하기에 한 국가의 강점이 반영된 제품들이 주로 수출된다. 기갑, 포병 등 지상전력을 중시해 관련 역량을 축적한 한국이 K-2 전차, K-9 자주포를 수출한 것이 그 예시다.

 

대륙 국가인 독일은 서독 시절부터 한국처럼 화력, 기동 분야 체계 개발에 집중 했고 이는 높은 기술 역량으로 누적되었다. 한국의 최대 강점 분야에서 더 높은 기술력을 지닌 독일업체는 수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이다. 이제는 시장의 단순한 외형성장보다 실질적인 시장 구도를 점검할 때다.

 

 

To-be continued

 

 

출처: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신한투자증권

 

뜨리스땅

 

 

 

https://tristanchoi.tistory.com/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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